[재경일보=김미라 기자] 출범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공청회에서 공수처가 절제된 권력 행사를 통해 기존 수사기관이 답습해온 잘못된 관행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선진 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 방향'을 주제로 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공수처가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조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전문가들은 공수처가 고위 공직자 범죄에 대한 실체 규명에 힘쓰면서도 절제된 수사권을 통한 인권 친화적 수사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공수처는 실체 규명과 인권 보장이 조화를 이루는 수사체계를 구축해 검찰·경찰에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수사기관들은 피의자 인권 보호에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공수처는 인권 친화적 수사를 통해 범죄 유무를 밝혀내고, 기소 후에도 공판에서 철저한 당사자주의 절차를 통해 유죄 판결을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공수처가 기존 수사기관에서 되풀이돼온 문제들을 고쳐 우리나라 수사 체계 전반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출석하기 3일 전에 출석 일시와 장소, 피의사실 등을 미리 통지하고 원칙적으로 출석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 절차의 투명화를 위해 모든 조사에서 영상녹화를 원칙으로 하고, 심야조사 금지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 원장은 또 강제수사 절차와 방식의 개선을 위해 변호인 참여하에서만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수색 당사자가 피의사실과 무관하다고 판단한 압수를 하기 위해서는 영장에 관련성을 별도로 기재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시 영장과 별지 등 문서 전부를 제시해야 하며, 기재 내용 일체를 당사자가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밖에도 ▲ 인지·별건 수사의 최소화 ▲ 변호인 조력권 등 피의자 방어권 강화 ▲ 독립적인 인권감찰관 제도 마련 ▲ 피의사실 공표 근절 등의 인권보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정 원장은 "공수처는 처음부터 너무 성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적 통제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객관성·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절제된 수사구조 확립을 위해 공수처 내부의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공정한 의사결정을 위해 수사와 기소의 기능적 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공수처는 과거 검찰 특수부가 해왔던 잘못된 수사에서 탈피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며 "내부 견제를 통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수사부와 기소·공소 유지를 맡는 공소부를 따로 만들어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분리해야 한다"며 "주요 의사결정을 공수처장 개인에게 맡기지 말고 구성원 모두의 협의를 통해 결론을 내는 합의체적 의사결정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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