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전, 2분기 전기요금 동결…유가 오르면 장기적 인상 불가피

음영태 기자

한국전력은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1분기와 동일한 ‘㎾h당 3원 인하’로 동결했다. 정부가 유보 권한을 발동해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것을 막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

▲한전, 2분기 전기요금 '동결'…정부, 유보권한 발동

한전은 이런 내용의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 산정내역을 22일 한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올해 원가연계형 요금제(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 조정이다.

당초 직전 3개월간 연료비 상승 추이를 고려할 때 2분기 전기요금은 2013년 11월 이후 7년여 만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었다.

앞서 한전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연료비 하락 추세를 반영해 1킬로와트시(kWh)당 3원 인하했다.

한전에 따르면 직전 3개월간(2020년 12∼2021년 2월)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으로 kg당 평균 113.61원, LNG 가격은 508.97원, BC유는 442.64원이다.

1분기 실적연료비가 유연탄이 108.65원, LNG 350.24원, BC유가 373.33원인 것과 비교하면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이런 인상분을 반영하면 실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0.2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1분기에 이어 -3원을 유지하도록 했다. 2분기 조정단가 역시 마이너스이지만, 전분기보다 인하 폭이 줄면서 사실상 요금이 전분기보다 인상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요인이 발생했으나, 지난겨울 이상 한파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의 일시적인 급등 영향을 즉시 반영하는 것을 유보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유보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연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연료비 변동분은 '실적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를 뺀 값이다. 실적 연료비는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를, 기준 연료비는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를 뜻한다.

앞서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면서 단기간 내 유가 급상승 등 예외적인 상황 발생할 때는 요금조정을 유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유보 결정을 내린 것은 전기요금 인상이 공공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어려운데다, 최근 밥상 물가가 급격히 뛰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요금마저 오를 경우 서민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9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2분기 공공요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전 역시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유보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도 월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주택용 4인 가구라면 매월 최대 1천50원씩 인하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그러나 최근 세계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향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유가 급등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오는 7월부터 적용하는 3분기 전기요금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석탄, 원전보다 높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신재생에너지로 구입한 전략은 kWh(킬로와트) 당 89.9원으로 원전 전력단가 56.2원보다 1.6배 더 비싸다.

정부가 유보 권한을 또 쓸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전기요금 합리화라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조흥종 단국대 교수는 작년 말 열린 전기요금 개편 관련 토론회에서 "도시가스 연료비 연동제 사례를 보면 연료비 상승으로 30번 가까이 요금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정부가 실제로는 두 번만 인상해 미수금이 쌓인 적이 있다"며 "유가가 올랐을 때 정부가 전기요금의 연료비 연동을 강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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