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잇단 배터리 리콜에 LG에너지솔루션, 연내 상장 연기되나

이겨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볼트를 비롯한 잇단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지난해 말 분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리콜 비용 분담은 물론, 공장 신설 등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추진중인 기업공개(IPO)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업계는 "초대형 상장 이벤트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에 이번 리콜 사태가 악재는 분명하다"며 "빠른 원인 분석과 함께 제품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추가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 연내 상장, 10월 결정

LG에너지솔루션이 30일 연내 상장 여부 결정을 10월까지 늦추기로 한 것은 시장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이달 중순 상장예비심사를 거쳐 10월중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7, 8월 연이어 GM 리콜 사태가 발생하면서 결국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상장의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은 최대 리스크다.

현재 GM과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3사는 쉐보레 볼트 배터리의 화재 원인에 대해 공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조사가 마무리되면 조속한 시일 내 3사의 리콜 비용 분담액이 결정되고 3분기 실적에도 반영하겠지만, 조사가 지연될 경우 비용 분담도 늦어지면서 시장의 우려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연내 상장도 어려워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일단 10월 안에 원인 조사가 마무리되면 연내 상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원인 조사와 신속한 리콜 조치 방안을 함께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악의 경우 내년으로 상장 시기를 미루는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리하게 서둘러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이번 리콜 사태를 마무리하고 투자자의 우려를 해소한 뒤 상장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지연될 경우 신규 투자자금 확보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GM과 2개의 합작공장을 건립중이며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추가 투입해 독자 공장을 세울 방침이다.

또 유럽 폴란드와 중국 공장의 경우 각각 6조7000억원, 2조30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증설 투자를 진행중이며, 현대자동차와는 인도네시아에 합작공장도 설립한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3조∼4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으로, 연내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조달할 계획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지만 설사 불발되더라도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앞서 그린본드 발행으로 확보한 보유 현금과 전환사채 발행, 글로벌 펀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엘지솔루션

▲리콜 비용 '조단위' 될 듯…배터리 안정성 확보 시급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GM 볼트 화재 건으로 적잖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공공연하게 "LG로부터 리콜 비용 배상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며, 리콜 책임을 LG에 떠넘기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도 현대차 코나 EV 리콜 여파로 6천500억∼7천억원 가량의 손실을 반영했다. 이번 GM 건까지 포함하면 전기차 배터리에서 최소 조 단위의 리콜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2019년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최근까지 충당금을 쌓고 있다.

최근 대형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의 호주 빅토리아주 ESS '메가팩'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불안 요인들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CATL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리콜로 인해 배터리 안전성 확보라는 근본적인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배터리는 국내외에서 생산한 'NCM 622' 파우치형으로 니켈, 코발트, 망간이 각 6:2:2 비율로 배합된 LG의 주력 배터리다.

한국 오창 공장과 중국 등에서 생산된 것으로 최근 판매된 전기차 가운데 LG 배터리 탑재 차량에는 대부분 이 배터리가 쓰였다.

GM은 일단 "음극탭 단선과 분리막 밀림"을 결함의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조사 결과 셀 자체 결함으로 결론나면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다른 차량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NCM 622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코발트 함량을 줄이고 알루미늄을 추가한 'NCMA' 배터리를 개발중인 만큼 리콜 이슈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에 짓고 있는 2개의 합작 공장에서는 차세대 NCMA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단 리콜 사태 해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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