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D램 현물가 7개월 만에 최저…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

이겨레 기자

지난달 30일 기준 PC용 D램 현물가격이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

최근 현물가격이 기업간 고정거래가격보다 낮아지면서 연말 반도체 가격 조정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작년부터 올해 '메모리 슈퍼사이클' 돌입을 전망했던 증권가에도 최근 들어 4분기 피크 아웃(peak out·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PC D램 현물가 고점대비 36% 급감…서버 D램도 4분기 하락 전망

1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평균 3.88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8일 평균 3.875달러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면서 올해 최고점이던 3월 말 5.3달러 대비 36% 하락한 것이다.

PC용 D램 현물가격은 올해 2월 평균 4달러를 넘어선 뒤 3월, 4월에 5달러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야외활동이 늘고, PC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달러대에서 하락이 지속됐고, 지난주에는 3달러대로 떨어졌다.

반도체 현물가격은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거래가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장기 계약으로 진행하는 기업간 고정거래가격과는 다르다.

그러나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에 선행하고, 일정 시차를 두고 수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4분기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전날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8월 PC용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7월과 동일한 평균 4.1달러로 조사됐다.

통상 3개월 단위로 장기계약이 이뤄지는 기업 거래 특성상 7월에 일제히 5∼7%가량 가격이 오른 뒤 8월에도 보합을 유지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최근 대리점의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 이하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통상 고정거래가격보다 현물가격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최근 PC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과도하게 현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반기 메모리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서버 시장 동향도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분위기다.

트렌드포스는 전날 내놓은 리포트에서 서버용 D램 가격이 4분기 들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보수적으로 전환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일제히 "데이터센터 등 기업 서버 수요가 하반기 메모리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것과 결이 다른 예측이다.

장기계약 특성상 일단 D램 고정거래가격은 9월까지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분수령은 새로운 계약 가격이 결정되는 10월이다.

반도체

▲4분기 이후 일시 조정 가능성…"떨어져도 낙폭 크지 않을 것"

증권가에는 최근 D램 가격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4분기 이후 피크아웃(peak out) 할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PC와 서버 업체가 보유한 D램 재고가 평상시 수준 이상"이라며 "D램 가격이 3분기에 고점을 형성한 후 4분기부터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작년 말부터 증권가에서 제기한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은 최근 자취를 감췄다.

대신 과거 2017∼2018년에는 2년간 이어졌던 메모리 가격 상승 주기가 이번에는 1년 이내로 단축됐고, 가격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대체되고 있다.

다만 가격 조정을 거치더라도 일시에 그치고,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이 판매 돌풍을 일으키면서 모바일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버 수요는 꾸준하고, 코로나19 이후 직장과 집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근무 확산 트렌드로 PC 수요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일부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시장 펀드멘탈 자체는 탄탄하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거나 침체기로 돌아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애초에 올해 슈퍼사이클이 없었기 때문에 재고 조정 사이클이 온다 해도 (가격 하락기가) 길거나 깊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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