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위기의 밥상물가, 7월 물가 6.3% 외환위기 이후 최고

음영태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 오르며 외환위기 이후 근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기름값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외식비, 농·축·수산물, 공공요금이 상승폭을 키우면서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했다.

게다가 식품업계 역시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어 하반기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이는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6.0%로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7월 상승폭이 더 커진 셈이다.

두 달 연속 6%대 이상을 기록한 건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 견인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11%포인트(p), 1.85%포인트다. 7월 물가 상승률 6.3% 중 4.96%포인트를 두 품목이 차지한 것이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각각 오르면서 8.9% 올랐다.

석유류 중에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가 일제히 올랐고 가공식품 중에는 빵(12.6%)의 상승 폭이 컸다.

다만 석유류는 올해 들어 처음 전달(39.6%)보다 상승 폭이 둔화하는 모습이었다.

개인서비스는 6.0%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선회(10.7%), 치킨(11.4%) 등 외식이 8.4% 올랐고 보험서비스료(14.8%)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3%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비 상승에 대해 "국제 곡물가 상승 등 재료비 인상,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와 대면서비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공공서비스 상승률은 0.8%였다.

소비자물가
[연합뉴스 제공]

▲급값된 채소, 농·축·수산물 7.1% 올라

올해 3월 0.4%까지 내려간 농·축·수산물은 오름폭을 다시 키워 지난해 12월(7.8%) 이후 최고치인 7.1%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채소류가 25.9% 급등했다.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 등이 고공행진 한 영향이다.

돼지고기(9.9%), 수입 쇠고기(24.7%) 등이 올라 축산물은 6.5% 상승했다. 수산물은 3.5%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도 15.7% 상승…체감물가 7.9%↑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에 전기·가스·수도도 15.7% 상승하며 전월(9.6%)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상승률은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7.9%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상승에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4월(14.1%) 이후 가장 높은 13.0%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5%로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9% 올랐다.

어 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오름세가 확대됐다"며 "다만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 상승세는 조금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어 심의관은 "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많지만 최근 들어 이런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조금 완화하는 조짐을 보인다"며 "지난해 8, 9월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보여 8월에는 물가 오름세가 그렇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올해 연간 물가에 대해서는 그는 "5%는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제과 육가공품 9.0%, 빙그레 아이스크림 20%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식품업계도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9.0% 인상한다.

롯데제과는 할인점 유통제품의 가격을 이달에 먼저 인상하고 9∼10월에는 편의점 유통제품에 대해서도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제품별로 보면 의성마늘 김밥속햄(200g)의 소비자가격은 2990원에서 3280원으로 오르고 의성마늘햄(440g)은 7480원에서 7980원으로, 롯데 비엔나(260g 260g)는 7980원에서 8980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원료육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45% 이상, 부재료는 종류에 따라 30∼70% 넘게 각각 올랐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스팸 클래식(200g)의 가격을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올렸고, 동원F&B도 리챔 오리지널(200g)의 가격을 5800원에서 6200원으로 6.9% 인상했다.

빙그레는 이날 일부 아이스크림 제품의 소매점 판매 가격을 20%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의 가격이 1천원에서 1천2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빙그레 역시 원부자재값, 물류비, 인건비 인상 등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제품값을 올리는 업체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분기에는 곡물 수입단가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밀가루를 쓰는 제과·제빵업체의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사룟값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육가공업체의 부담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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