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중 반도체장비 패권경쟁 심화, 국내 영향은

음영태 기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미국과 중국 간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이런 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13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자국에서 생산된 반도체 제조 장비를 14나노 이하 공정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내 공장으로 허가 없이 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새 수출 규정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4나노 공정보다 미세한 제조기술이 적용되는 반도체 장비는 중국에 아예 수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양국 간의 기술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미국이 아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장비산업 등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연합뉴스 제공]

미국 정부는 앞서 중국의 핵심 반도체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에 10나노보다 미세한 공정을 적용하는 반도체 장비를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제한한 바 있는데 이런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한 것이다.

10나노, 14나노 등은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며 회로 선폭이 미세화될수록 더 좋은 성능을 내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14나노급 공정은 첨단 반도체를 가르는 기준으로도 평가된다.

중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둔 국내 기업들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중국 수출 제한 기준 강화 조치가 국내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의 경우 선폭을 줄이는 것보다 단수를 얼마나 높이 쌓느냐가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받기 때문에 14나노 이하 규제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D램의 경우에도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공정을 고도화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별다른 영향은 없다"면서도 "다만 중국에 대한 규제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분위기여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전문가들도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을 중국의 파운드리 기술 추격에 대한 견제로 평가하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들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인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SMIC를 필두로 한 중국의 파운드리 기술 추격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중국에서 메모리 사업을 하는 삼성과 SK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가 대부분의 생산 공정에 적용되는 만큼 중국은 미국의 수출규제 이후 장비 국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과 SK의 중국 공장이 아직 14나노 공정을 생산하고 있지 않은 만큼 큰 문제는 없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공장에서 첨단 공정으로 이행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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