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물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갑을 닫는 가계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임금은 올랐지만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지난달 11~18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가계 소비 지출은 올해와 비교해 평균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2%는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상위 20%인 소득 5분위만 소비 지출이 증가(0.8%)하고, 나머지 소득 1~4분위(하위 80%)는 모두 소비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1분위는 6.5%, 2분위는 3.1%, 3분위는 2.0%, 4분위는 0.8%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소득이 낮을수록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 여력도 비례적으로 줄인다라고 설명했다.
소비 지출을 축소하는 주요 이유로는 43.9%가 물가 상승이라고 답했다. 실직·소득 감소 우려(13.5%), 세금·공과금 부담(10.4%), 채무 상환 부담(10.3%)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10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사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3.1%(11만 6000원) 증가한 408만 5000원으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375만원으로 지난해 9월(384만원)과 비교해 오히려 2.3%(9만원) 줄었다.
월급이 올랐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상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가계 대출 이자 부담도 커진 것도 소비 여력이 줄어든 한 요인이다.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5.74~7.57%까지 올랐다.
2020년 12월 말 기준 대출 금리가 2.37~3.84%인 것과 비교해 약 2년 만에 금리가 두 배가량 뛴 셈이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2.43~4.12%에서 4.77~6.17%로 올랐다.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나갈 돈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여가생활부터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외식·숙박(21.0%), 내구재(15.4%), 여가·문화생활(15.0%) 등의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4.5%는 내년에 경기침체의 강도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가계 형편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세 지속(46.0%), 금리 인상(27.0%), 세금·공과금 부담 증가(11.9%),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8.9%) 등이 꼽혔다.
응답자의 65.3%는 물가와 채무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 계획한 소비를 이행하는 데 소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소비 활성화 시기에 대해 응답자의 24.1%는 2024년 상반기, 21.9%는 내년 하반기, 21.5%는 '기약 없음'이라고 답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내년에 1%대의 저성장이 현실화할 경우, 가계 소비가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민간 소비의 핵심인 가계 소득 보전을 위해 일자리 유지·창출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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