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획] 올해 전국 시행 예정 늘봄학교, 육아 부담 완화할까

백성민 기자

맞벌이 가구가 대부분의 가정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육아 부담을 완화하고자 정부가 초등학교에서 더 오랜 시간 아이를 돌봐주는 늘봄학교 제도를 확대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학부모 측에서는 찬성하는 분위기이지만, 초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는 급격한 업무 증가 우려와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현재 늘봄학교 제도의 필요성과 문제점, 극복 방안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 국가 돌봄 서비스, 사교육 대체 가능한가

늘봄학교란 초등학교에서 정규수업 전후로 제공하는 교육 및 돌봄 통합 서비스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오후 늦게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일명 ‘종일반’에 이어서, 초등학생 아이까지도 기관에서 아이를 돌봐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교육 시장의 확장세와도 관련이 있는데, 맞벌이 가구의 상승에 따라 사교육에 처음 들어서는 연령대 역시 더 어린 나이로 확장되는 추세를 보였다.

즉 사교육으로 인한 가정의 경제적 압박 문제가 비단 교육열 때문이 아니라 가정의 형식 변화로 인해 아이를 돌볼 시간 자체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전부터 우리나라의 태권도장이 다른 나라의 무술 교육과 달리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합숙·차량 이동 등 생활 밀착형으로 운영되던 것과도 연관지을 수 있다.

이에 관해 교육부는 지난 5일 추진계획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올해 1학기부터 2700개 초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늘봄학교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늘봄학교 홍보 포스터 [교육부 제공]
정부의 늘봄학교 홍보 포스터 [교육부 제공]

또 이날 교육부는 늘봄학교 확대 시행으로 학생 1인당 월 40만 원, 전체적으로는 연 1조 3천억 원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돌봄 문제 해소와 사교육비 절감에 정부가 관심을 쏟는 이유는 사교육비의 증가가 곧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한국경제인협회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가 1만 원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이 0.012명 감소하게 된다는 분석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곧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사교육비 증가가 전체 합계출산율 하락의 26%만큼의 영향을 나타냈다.

▲ 늘봄학교 역차별 논란, 교사 반발

늘봄학교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실행 방법과 운영을 놓고 역차별 논란 등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늘봄학교 제도는 기존 초등학교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올해 1학기에만 약 2000명의 기간제 교원을 고용해 각 학교에 배치할 계획이다.

늦어도 2학기에는 늘봄학교를 전국적으로 실시하면서 공무직·단기계약직 등을 6000여 명 고용해 전국 학교에 1명씩 두게 된다.

그러나 교육부가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외부 강사에게 시간당 4만 원의 수당을 책정하면서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게 되었다.

본래 교사가 참여하는 보결수업 수당은 서울 기준으로 1만 2천 원 선이기에, 늘봄학교와 3배가 넘는 차이가 발생한다.

보결수업 수당이란 외부 활동·강사 구하기 어려울 때 학교 내 교원이 대신 수업을 진행할 경우 지급되는 수당이다.

또 늘봄학교에 투입될 비정규직 교원들은 반대로 고용 안정성이 낮다며 처우 개선과 정규직 전환 보장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끝으로 교원단체에서는 늘봄학교 제도 자체의 허점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교원 부담 감소를 이유로 도시의 큰 학교는 지방공무원이 늘봄 교실의 운영 책임자를 맡게 되는데, 지방의 작은 학교의 경우는 교감이 해당 책임을 맡게 돼 업무 과잉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교감과 같은 교원이 돌봄지원실 책임을 지는 조항이 있으면 그 하나의 허점을 통해 전체 교원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교원은 교육활동에만 전담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돼야 늘봄학교 정착과 더불어 교육의 질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늘봄학교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 [교육부 제공]
교육부의 늘봄학교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 [교육부 제공]

▲ 외국의 국가 돌봄 사례와 극복 방안은?

우리나라의 늘봄학교와 같은 국가적 아이 돌봄 사업은 비단 복지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 사회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초등학교 1·2학년의 시간표는 오전 8시 30분에 등교하고 오후 1시에서 2시면 정규수업이 끝나게 된다.

현행 국가 교육과정의 초등학교 1교시당 수업시간은 40분이며, 이를 1주로 환산하면 총 23시간인 셈이다.

한편 프랑스는 한국과 등교 시간은 같지만, 교시 당 45분으로 오후 4시 반에 정규수업이 종료된다.

정규수업이 끝나면 학교 내 방과 후 프로그램과 학교 밖 방과 후 여가활동이 국가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법에 방과 후 활동의 범위·내용·서비스 시설이 정해져 있다.

프랑스는 현재까지 만 3세에서 10세 학령기 아동의 80%가 사실상 아이돌봄 시스템인 방과 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1교시당 수업시간이 40분으로 한국과 같은 캐나다의 경우 초등학교 1학년이 오전 9시에 등교하면 오후 3시까지 정규수업이 진행된다.

이어 독일은 우리와 비슷하게 오후 1시 30분경 하교하는 ‘일반 학교’도 존재하지만 오후 4시 45분까지 활동을 연장한 ‘전일제 학교’가 따로 존재한다.

해당 국가의 초등학교 1학년 하교 시간은 한국과 비교할 때 평균적으로 1시간에서 2시간 45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복지 선진국인 유럽에서도 저출산 현상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1.4명에서 1.6명 대를 넘나드는 유럽의 출산율과 0.7명 수준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출산 복지의 확대는 불가피해 보이는 분위기이다.

육아정책연구소 관계자는 "교육부와 시범교육청이 2학기부터 늘봄학교 지원을 위해 총 300억 원이 넘는 특별교부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늘봄학교에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하기 위해 대학·공공기관·기업·전문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민·관 참여형 체제구축 사업’도 신규 추진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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