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넥스트 어젠다] 위기의 중소기업, ‘밸류업 센터’ 효과는?

백성민 기자

지난해 자산관리공사와 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이 대신 변제한 서민·소상공인·중소기업의 빚이 역대 최대인 1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형마트 플랫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신청을 하며 납품 업체의 우려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지난 4일 신용보증기금이 개소한 중소기업 지원기관 '기업밸류업 센터'를 기반으로 중소기업 생태계와 정부 정책, 향후 전망 등을 정리했다.

▲ 중소·소상공인 대위변제액 급증

최근 고물가와 불경기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갚을 수 없는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3개 금융공공기관의 대위변제액은 16조 3142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보증보험을 포함한 몇몇 기관의 경우 상반기 수치만 반영되면서 실제 액수는 17조 원을 넘었다는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대위변제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이를 변제하는 상황을 뜻한다.

채무 불이행 규모로도 역대 최대이지만, 최근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데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의 대위변제액은 약 5조 원에 머무르는 상태였다.

그러나 2023년 채무불이행 규모가 13조 원으로 2.5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변제액 원인으로는 주로 전세 사기로 인한 보증금 지급이 꼽히지만, 중소기업의 경영난 악화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대표적으로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액은 지난 2022년 1조 3830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2조 9584억 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채무 부담이 증가하자 자연스럽게 폐업도 증가했는데,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산단 34곳에서 휴·폐업한 기업은 총 73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영향을 받았던 2020년 폐업한 곳이 481곳, 2021년이 672개였던 것과 비교해도 더 많은 수치다.

신용보증기금 기업밸류업 센터 개소식 [신용보증기금 제공]
신용보증기금 기업밸류업 센터 개소식 [신용보증기금 제공]

▲ 홈플러스 기업회생 여파

최근 국내 대형마트 플랫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유통업계는 이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회생 사유는 지속적인 경영난과 신용등급 악화로 인한 대출 연장 불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실제 위기가 발생하기 전의 예방적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현재까지 영업을 이어오고 있으나, 물건을 납품하는 관계사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기업회생 절차 이후 LG전자 등 고가의 가전제품 제조사는 납품을 중단했으며,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식료품 업체도 납품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우려는 대금 정산 주기로, 평균 25일에서 30일 사이에 정산하는 경쟁사와 달리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 기간은 업계 최장인 45일에서 60일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내 대기업 경영이 악화하면서 중소기업이 함께 피해를 받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가산단이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1월 밝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국가산단 34곳에서 대기업 수요 정체 등으로 휴·폐업한 중소기업은 총 732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수치인 481곳의 1.5배에 달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설 연휴 당시 조사한 중소기업 설문조사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경영이 악화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 중에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괜찮은 곳은 11% 남짓”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연합뉴스 제공]
홈플러스 [연합뉴스 제공]

▲ 중소기업 지원 정책 전망

향후 정부는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금융 공공기관과 협력해 중소기업 생태계 유지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먼저 중소기업 실패 후 재기하기까지 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폐업 공제금 ‘노란 우산 공제’는 지난해 약 1조 3908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어 신보의 중소기업 지원센터가 활성화로 기존에 하기 어려웠던 구조조정 선택을 원활하게 할 전망이다.

실제로 기존에는 실적이 나빠도 구조조정을 하기보다는 기업회생이나 파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월 대법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법인은 총 1940곳으로, 지난해 1657곳과 비교해 약 20% 가까이 증가했다.

파산이 아니라 회생을 신청한 경우도 같은 기간 동안 1094곳으로 집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지원센터가 제3자 구조조정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법원이나 채권단이 아닌 기관에서 기업 회생 가능성을 측정하고 지원책을 제공하면 법원처럼 느리지 않으면서도 채권단처럼 각자의 입장이 갈려 합의가 불발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중소기업 활성화 협의회’가, 미국은 ‘기업회생협회(TMA)’가 제3자 입장에서 기업을 진단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다만 국가가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것은 비효율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실제로 정부의 사업 지원을 받는다 해도 그렇지 않은 기업과 비교했을 때 3년 동안 매출 차이가 7%밖에 나지 않기에, 기업이 직면한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비스포크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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