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트럼프, 美 약값 최대 80% 인하 행정명령

장선희 기자

 -“미국, 더 이상 제약사의 ‘봉’이 아니다”
- 대선 앞두고 파격 행정조치 예고

▲ 약값 최대 80% 인하 명령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12일 약값을 거의 즉시 30~80% 인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약값을 지불하는 국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최혜국 대우(MFN)’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혜국 대우 정책’의 핵심 내용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 정책은 각국이 동일한 의약품에 대해 지급하는 금액을 비교하여, 미국이 가장 낮은 수준의 가격을 적용받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이는 사실상 제약사에 대한 가격 규제이며, 국제 가격 차별을 없애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가별 의료보험 체계와 협상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현실적 실행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 아시아 제약주, 즉각 하락세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12일 아시아 주요 제약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4%, SK바이오팜 2.5%, 베이진 7.9% 각각 하락 마감했다.

인도의 선파마(Sun Pharma)는 5% 이상 급락하며 니프티50(Nifty 50)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는 트럼프의 조치가 글로벌 제약 산업 수익성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 첫 임기 실패 후 ‘재시도’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에도 유사한 약가 인하 정책을 시도했지만, 제약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당시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대선 재도전 국면에서 ‘서민 중심 정책’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제약회사의 로비나 정치자금이 이번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제공]

▲ 제약업계, 강력 반발… “정부 개입은 해롭다”

미국 제약업계 로비 단체 PhRMA(미국제약연구제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환자에게 해롭다”라고 반박했다.

PhRMA는 “실제 약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중간상(Middlemen)에게 돌아가는 마진 구조”라며, 근본적 개혁은 유통 구조 개선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제약사 수익성 방어를 위한 논리로 보이지만, 소비자 단체들은 “제약업계가 지나치게 높은 마진을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맞서고 있다.

▲ 바이든 전 행정부의 정책과의 차이점

조 바이든 전 행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정책을 철회한 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약값 협상 조항을 삽입했다.

이를 통해 10개 주요 약품에 대해 10년간 약 1,000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제약업계가 연달아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부분 기각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은 이러한 바이든식 ‘부분 협상제’보다 훨씬 강력한 직접 가격 통제형 모델이다.

▲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견 존재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약가 인하 조항을 예산안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포함한 일부 공화당 지도부가 반대했다고 전해졌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자유시장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과 “서민 표심을 노린 포퓰리즘”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 정치적 계산과 경제적 파장

트럼프 대통령의 약값 인하 명령은 유권자에게 직접적인 체감 효과를 주는 경제 공약으로, 대선 전략 차원에서 계산된 행보로 보인다.

하지만 제약사 수익 감소는 R&D(연구개발) 투자 위축과 신약 개발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 혁신 저해 우려가 제기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물가 완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료 혁신 둔화라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라고 분석했다.

▲ 약값 인하, ‘정치적 승부수’ 될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내 의료비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파격적 조치이지만, 실현 가능성과 정치적 지속성에는 의문이 따른다.

정책이 실제 시행될 경우 글로벌 제약산업 구조와 약가 책정 기준에도 국제적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업계 반발과 법적 소송이 불가피해, 정책 효과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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