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수입업체들이 중국산 제품의 관세 부담을 늦추기 위해 기존 창고를 보세창고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1,700개 이상의 보세창고가 운영 중이며, 최근 수개월 사이 신규 인증 신청이 몰리고 있다.
보세창고는 수입 시점에 관세를 즉시 납부하지 않고, 상품이 반출될 때만 지불하도록 유예할 수 있는 제도다.
무역정책이 급변하는 시기에 기업들이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 “관세는 불확실, 현금 유동성은 확실”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최대 145%까지 인상했다가 다시 조정하면서, 기업들은 재고관리와 자금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해운컨설턴트이자 전 페덱스 로지스틱스 임원인 신디 앨런은 “보세창고를 활용하면 물류비 절감보다는 현금 흐름을 분할 관리할 수 있다”라며 “물품이 판매될 때 부분적으로 관세를 납부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설명했다.
▲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보세화 전략
의류, 전자부품,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업종에서 창고 보세화를 추진하는 사례가 속속 늘고 있다.
유타주의 물류기업 LVK 로지스틱스는 자사 창고 중 한 곳을 보세창고로 전환 중이며, 인증 절차에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공급망 분석가 크리스 로저스는 “보세 인증은 어디서나 가능하지만 인증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며 “관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대기업일수록 기존 시설을 보세창고로 바꾸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 보세 인증 지연과 비용 상승
물류 전문회사 웨어하우스쿼트(WarehouseQuote)에 따르면, 보세창고 인증 절차는 과거 2개월 내외였던 검토 기간이 현재 6개월 이상으로 지연되고 있다.
해당 회사의 크리스 후발트 부사장은 “보세 인증은 주별 규제, 기업 재정 상태, 그리고 보안요구 수준 등에 따라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수십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CBP(미국 세관국경보호청)는 보세창고 확장에 관한 신청이 폭증함에 따라 심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인력 재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창고 임대료, 일반 창고의 4배 수준
웨어하우스쿼트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초까지만 해도 보세창고 임대료는 일반 창고의 2배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부터는 네 배까지 치솟았다.
앨런 컨설턴트는 “보세창고로 몰리는 현상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특히 중소 수입업체들이 자금 관리상의 이유로 전환을 서두르면서 공간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일부 대형 물류기업은 CBP에 보세 공간 확장 허가를 요청하며 신규 시설 확보에 나섰다.
▲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리스크 관리
업계는 보세창고가 장기적 해법은 되기 어렵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90일 관세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추가 관세가 재부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의 물류업체 카고네스트 공동창립자 블라디미르 더쉬펙은 “세 번째 보세창고 증설을 검토 중이지만, 미중 협상 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라며 “과잉 확장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프리몬트 소재 DCL 로지스틱스의 브라이언 투 최고매출책임자도 “수요가 일시적인지 확신할 수 없어 신중히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 단기 회피책이 아닌 구조적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보세창고 활용이 단기적인 유동성 완화 효과를 줄 수는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생산지 다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웨어하우스쿼트의 제이콥 로즈버로 마케팅 이사는 “이미 인증이 완료될 즈음에는 관세 구도가 바뀌어 보세 수요가 사라질 수도 있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관세 리스크를 내재화한 물류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보세창고 급증 현상은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력이 낳은 구조적 변화다.
기업들은 당장의 비용 절감보다는 자금 흐름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향후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물류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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