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택시장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가격 및 수급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수도권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며 금융 불균형 누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집값 2년간 9.6% 상승…서울은 16.1%↑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월 이후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은 9.6% 올랐다.
특히 서울 지역의 상승률은 16.1%까지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은 오히려 1.7% 하락했다.
거래량 역시 최근 수도권은 장기 평균을 웃돌지만, 비수도권은 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기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입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수도권의 경우 인구 감소와 실물 경기 부진 등의 구조적 주택 수요 둔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거래·청약·경매 모두 수도권 쏠림
분양 및 경·공매시장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차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대체로 비수도권에 비해 높은 편이었으나 2022년 이후 지역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경·공매 낙찰가율 역시 수도권이 비수도권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2024년 들어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한은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시장이 상이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금리인하기에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입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주택수급동향(한국부동산원 기준)을 보면, 수도권(97.5)은 장기평균(95.1)을 상회했다.
비수도권(89.8)은 장기평균(94.5)를 하회하는 등 상대적으로 수도권의 주택매입수요가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수도권의 경우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분양가격이 매매가격을 상회하는 등 분양주택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미분양물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 분양물량 대비 미분양물량 비중을 살펴보면, 수도권은 대체로 낮은 데 반해, 비수도권은 일부 지역이 100%를 상회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역 간 인구이동 및 성장 격차 등 구조적 여건 변화 역시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수도권은 수도권과 달리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실물경기도 수도권보다 부진함에따라 비수도권 주택 수요의 구조적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및 비수도권 간 성장률 격차와 1년 후 주택매매가격 상승률 격차의 상관관계를 보더라도, 지역별 실물경기 여건의 격차는 주택시장 흐름의 차별화와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에 대한 미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고, 자금이 집중되며 매입 수요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주도
서울지역이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규제 완화 등 여건 변화에 주택가격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일부 해제된 영향으로 강남 3구부터 주택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주택가격 상승세는 동 제도 변화에 직접 영향받지 않은 여타 자치구로도 빠르게 전이되었다.
아울러 주택가격의 상승 속도 역시 이전에 비해 빨라진 모습이다.
올해 1월 말 시작된 서울지역 주택 가격은 7주 만에 주간 상승률이 0.2%(연율 약 10%)에 이르렀다.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의 경우 주간 상승률이 0.7%(연율 약 30%)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주택자 규제 등의 영향으로 선호지역에서의 1주택 보유 유인이 강화된 점도 서울지역 주택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 금융 불균형 누적 가능성 우려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울지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과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PRR)이 모두 장기평균(2012년 1분기~올해 1분기 각각 각각 9.2배 및 28.9배)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어 금융 불균형 누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택시장 위험지수 시산을 통해 서울지역 주택시장에서의 금융불균형 누적 정도를 추정한 결과, 서울지역 주택시장과 관련한 금융불균형 위험은 2020~21년중 정점을 기록한 후 하락 추세를 보이다가 최근 빠르게 재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임대료·전국 아파트 가격 대비 서울 아파트 가격의 격차(갭)를 의미하는 서울 주택시장 위험지수도 올해 1분기 0.90으로 2022년 1분기(0.99)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에 대한 금리하락의 영향은 금리 수준이 낮아질수록 확대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금융완화 기조하에서 금리의 추가 하락이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을 더욱 크게 자극할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최근 전국 대비 서울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임대료나 소득 대비로도 그렇다"며 "가계부채도 늘어나는 흐름 고려하면 2분기 서울 주택시장 위험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 아래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방 압력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거시건전성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안정적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고서에서 "비수도권의 경우 소득여건 악화, 청년층 유출 등으로 주택수요가 기조적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주택공급 확대로 주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 가고 있는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관련 익스포저가 큰 금융기관들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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