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달러 가치 하락, 그리고 정치·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안전자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금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이자 외환·채권 대체 자산으로 다시금 각광받으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 회피 자금’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 금값, 3600달러 돌파
국제 금값은 8일(현지 시각) 장중 온스당 3,636달러(약 504만6700만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3주 만에 9% 상승했고, 올 들어서는 37% 급등했다.
이 같은 금값 상승세는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9일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애널리스트 조반니 스타우노부(Giovanni Staunovo)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내년 중반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3,7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 연준 금리 인하 기대와 실질금리 하락
최근 미국 고용지표 부진 이후 금융시장은 다음주 연준이 최소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일부에선 0.5%p ‘빅컷’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은 채권 수익률을 약화시키고,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
ING의 글로벌 시장 리서치 책임자 크리스 터너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인플레이션 헤지(Inflation Hedge) 수단으로서 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연준의 조기이자 약간 더 깊은 완화 사이클을 예상하기 시작했다"라며,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실질 금리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은 뛰어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쿼트 은행그룹의 카를로 알베르토 데 카사 외부 분석가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전반적인 지정학적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 또한,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상당한 수요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달러 약세와 트럼프 리스크
올해 들어 달러 인덱스는 주요 통화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달러 약세는 금값 상승의 전통적 촉매로 작용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연준 인사 교체 시도 등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논란이 불거지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곧바로 금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골드만삭스 그룹의 분석가들은 만약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국채의 일부를 금으로 옮긴다면, 금 가격이 온스당 거의 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노이버거 버먼의 EMEA 지역 멀티에셋 마야 반다리 CIO는 "달러가 반세기 만에 가장 약세를 보인 상반기와 거의 같은 기간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인 시기가 겹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달러는 올해 들어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10% 하락했다.
반다리 CIO는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현재는 금이 "장기 주식 포지션에 대한 다각화 수단으로서 채권보다 좀 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 채권 매력 하락,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
글로벌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금을 주식 포트폴리오의 위험 분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금은 단순히 원자재가 아니라 주식·채권과 대체 관계를 형성하는 전략 자산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한다.
▲ 중앙은행·해외 투자자의 매입 확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금은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유로를 추월하며 핵심 전략자산으로 부상했다.
또한 해외 투자자들도 미 국채에서 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이는 미국 국가 신뢰도 하락과 맞물려 달러 약세와 금값 랠리를 동시에 강화시키고 있다.
베렌버그 증권의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아타칸 바키스칸은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일부 해외 수요가 미국 국채에서 금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금값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키스칸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달러화 가치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금값 상승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 정책 혼선 해소와 단기적 영향
최근 미국 정부가 금괴를 관세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시장 혼란은 진정됐다.
앞서 8월, 미국 세관 당국은 금괴에 관세가 부과된다고 선언해 시장에 충격을 주었고, 많은 거래자들이 미국으로의 금 선적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조치로 단기적인 공급 리스크는 해소됐다.
▲금값 상승 시나리오
미국 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거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차 높아질 경우, 금은 실질금리 하락의 수혜를 누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지속될 경우, 실물 및 투자 수요가 꾸준히 금값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락·조정 시나리오
금값이 단기간 급등한 만큼 Fed의 금리 결정,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에 따라 일시적인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도 크다.
중앙은행 금 매입이 예상을 밑돌거나 달러가 반등할 경우, 금값은 3,000달러 이하로 하락 반전할 수 있다.
또한 투자시장 내 과열 위험이 높아질 경우 일부 투자자금이 수익 실현에 나서면서 금값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 금값 왜 오를까?
이번 금값 랠리는 단순한 안전자산 수요를 넘어 ▶ 미국의 재정·통화정책 신뢰도 약화 ▶ 달러의 구조적 약세 ▶ 글로벌 자산 다변화 추세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리며 나타난 복합적 현상이다.
특히 미국이 고물가와 고부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실질금리는 장기간 마이너스로 유지될 수 있고, 이는 금을 중장기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질서가 균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앙은행들은 보유 외환을 금으로 다변화하고 있고 이는 달러 패권 약화와 직결된다.
금은 단순한 ‘위기 자산’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질서 전환기의 전략 자산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금값 랠리를 단기적 투자 환경 변화가 아닌 향후 글로벌 금융 구조 변화의 시그널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상기 전망을 토대로 투자자는 금값의 구조적 흐름은 상승 쪽이나, 단기적으로 정책 및 경기 이벤트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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