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갈등 완화·금리 인하 종료 기대감에 외환시장 정상화
올해 초 큰 파동을 일으켰던 '트럼프 쇼크'를 통화 시장이 극복하면서, 달러 변동성 지표가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 달러 변동성 1년 만에 최저 수준 기록
CME 그룹이 제공하는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했던 달러-유로화 및 달러-엔화 간의 변동성 예상치는 이달 들어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동시에 파운드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미국 달러 지수는 올 초 급격한 하락세를 일부 만회하며, 트럼프 당선 직전 수준에 근접해 거래되고 있다.
▲ 무역 합의와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가 안정화에 기여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유로존(EU) 및 중국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의 일련의 관세 협상 타결이 시장 변동성을 흡수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관세 부과 영향을 잘 견뎌내고 있는 점도 기여했다.
이와 더불어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시장 불안정성의 또 다른 원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ING의 크리스 터너 시장 연구 책임자는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헤드라인을 '걸러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 관세 충격 후 달러 약세 회복세, '강세장의 조정' 해석
당선 전 트럼프 공화당의 무역 및 세금 정책이 미국 경제와 달러화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형성되며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4월 트럼프의 관세 발표는 통화 시장을 뒤흔들었고, 당시 일일 외환 거래량은 기록적인 10조 달러에 육박했다.
무역 전쟁의 국내 경제적 영향과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에 대한 우려로 달러 지수는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연초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달러는 여름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이는 이번 주 기술주 하락 전까지 뉴욕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이끈 미국 증시 랠리에 도움을 받았다.
PGIM의 로버트 팁 글로벌 채권 책임자인 로버트 팁은 "미국 예외주의의 종말에 대한 모든 논의에도 불구하고, 거시적으로 볼 때 달러는 수년간 강한 통화였다"라며, 올해 달러 하락을 하락의 시작이 아닌 강세장의 조정으로 해석했다.
▲ 정부 셧다운과 Fed 신중론, 전통적 통화 결정 요인 회귀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변동성 기대치의 급락은 완화된 무역 긴장과 재정 정책의 '자동 운행(autopilot)'을 지적하며 "'트럼프 쇼크'가 끝났다는 시장의 선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충격을 주기 위해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답을 찾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상 최장기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거시경제 데이터 발표가 지연되면서, 인플레이션, 노동 시장, 소비 지출 등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가 부족해지자 투자자들이 대규모 포지션 구축을 보류한 것도 달러와 미국 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둔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FT에 따르면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 측정 지표인 ICE 무브 지수(Move Index)는 셧다운 시작 이후 4년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지난달 연준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다음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경고한 것 역시 달러를 지지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지면 해당 통화는 강세를 보인다.
ING의 터너는 이로 인해 달러가 국가 간 금리 차이라는 전통적인 통화 강세 결정 요인에 다시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CME 그룹의 별도 데이터에 따르면, 달러가 강해질 것이라는 베팅인 콜옵션에 대한 수요가 풋옵션 수요를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앞지르고 있다.
▲ 달러, 포트폴리오 안정화 역할 회복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달러가 글로벌 스트레스 시기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 때문에 포트폴리오 안정자산으로서의 전통적 역할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의 4월 관세 충격 당시 달러가 위험 자산과 함께 급락하면서 제기되었던 의문점이었다.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러샤브 아민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연초의 급락은 추세라기보다는 이례적인 현상이었다"라며 "앞으로 달러가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평가와 전망
이번 달러시장 안정세는 정치적 변수보다 금리·무역·경제지표 등 전통적 펀더멘털 요인이 다시 외환시장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즉, 시장은 ‘트럼프 리스크’라는 정치적 충격을 소화하고 이제는 경제 실적과 금리 차이에 기반한 정상적 거래 환경으로 복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글로벌 통화시장이 다시 정책 불확실성보다 경제 논리 중심의 안정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며, 향후 달러는 완만한 강세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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