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수출 제한 법안 지지

장선희 기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엔비디아 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미국 의회 법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 칩의 최대 수요처이자 인공지능(AI) 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움직임으로 ‘AI 생태계 동맹’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음을 드러냈다.

각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긴장이 정면으로 드러난 셈이다.

▲ 핵심은 ‘Gain AI Act’…미국 수요 우선 충족 의무화

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기업이 지지하는 법안은 ‘Gain AI Act’라 불리며, 반도체 기업이 중국 등 무기 금수 조치 대상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전, 먼저 미국 내 수요를 충족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에 우선적으로 칩을 배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정부 승인 절차의 지연 없이 칩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공급업체에는 수출 제한이라는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칩 우선 확보”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적으로 해당 법안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상원 보좌진과의 비공개 접촉을 통해 지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중동 등 특정 지역으로의 칩 수출에 대해 별도의 정부 인가가 필요 없게 되는 예외 조항도 환영하고 있다.

이는 칩 공급망 병목을 해소하고, 경쟁사 대비 조기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유인으로 작용한다.

엔비디아
▲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엔비디아의 반발과 로비 강화

엔비디아는 이 법안이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정부 개입”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들어 로비 규모를 전년의 다섯 배 이상으로 늘리며 정치권 움직임에 대응 중이다.

젠슨 황 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AI 정책에 대해 빈번히 논의하며,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외곽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시장 지배력과 업계의 반응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설계의 지배적인 기업으로, AI 프로세서 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고객사들이 공개적으로 엔비디아와 의견을 달리하거나 반대되는 정책 입장을 취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퓨처럼그룹의 선임 반도체 분석가인 레이 왕(Ray Wang)은 "일반적으로 하이퍼스케일러(급성장하는 거대 기술 기업)와 엔비디아 간의 긴장은 제품 자체와 가격 책정에 관한 것이었다"며, "현재 그 긴장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다른 칩 회사들은 이 법안이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이며, 더 많은 수출 제한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미 미국 내에 충분한 칩이 있으며, AI 산업의 주요 병목 현상은 전력이라고 말했다.

▲ 의회 내 세 결집과 향후 전망

'Gain AI Act'는 현재 연말 통상처리법안(국방수권법·NDAA)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백악관 AI 총책임자 데이비드 삭스와 다른 행정부 관계자들은 법안 발의자인 짐 뱅크스 상원의원과 그의 참모들에게 상무부가 이미 칩 수출을 감독할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정책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차원에서는 척 슈머 상원 소수당 원내대표가 지지하고 있으며, 공화당에서는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과 하원 지도부 설득이 관건이다.

행정부 내에서는 상무부가 기존에도 수출 통제 권한을 가지고 있어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초거대 AI 경쟁 속에서 미국 내 칩 확보 우선권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향후 동종 법안 확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 AI 패권 구도 속 미묘한 셈법

엔비디아는 AI용 GPU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절대 강자지만,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독자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산업 내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결국 이번 갈등은 기술 기업 간 ‘공급망 안보’와 ‘시장 독점’ 간의 미묘한 균형 문제로 귀결된다.

AI 부문의 국제 경쟁이 심화될수록, 칩의 물리적 공급보다 ‘정책적 접근권’이 새로운 경쟁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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