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부, 4조5천억원 투자 '세계 물류 거점' 확보

음영태 기자

정부가 '4조5천억원 α'를 투입해 글로벌 물류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으면서, ‘수출 강국인데 물류 인프라는 약한 나라’라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양수산부는 1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전략을 보고하며 “공급망 불안정 속에 우리 수출입 물류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내 물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 물류 거점’에 4조5천억 투자

정부는 2030년까지 해외 공공지원 물류 기반 40개, 해외 항만터미널 10개, 글로벌 50대 물류기업 3개사를 육성하겠다는 정량 목표를 제시했다.

허만욱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4조5천억원 플러스알파 자금을 동원해 우리 물류기업의 글로벌 리더 도약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단순 지원을 넘어 해외 M&A·지분투자까지 포괄하는 공격적 전략임을 강조했다.

▲ 무역의존도 87% vs 물류 투자 1%의 ‘불일치’

우리나라 무역의존도는 87%에 달하지만, 물류업 해외투자 비중은 전체의 1%로 최근 5년간 우리 물류 분야의 해외직접투자(FDI)는 제조업의 4%인 7억2천만달러에 불과하다.

물류시설 자가보유 비중 역시 8.8%에 불과해 대부분을 임대에 의존하고 있고, 국적선사의 해외 컨테이너 터미널 보유 수도 9개 수준에 그쳐 글로벌 선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다.

▲ HMM도 16위…터미널·벌크 물류 ‘통제력 부재’

국적 대표 선사인 HMM은 글로벌 GTO 순위에서 16위권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돼, 해운·항만 네트워크 통제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곡물·원유 등 벌크 물류에서도 자체 터미널 활용률이 5% 이하에 머물러 운송·보관 전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변동성이 큰 글로벌 시장에 노출돼 있다.

▲ 11개 거점국가 중심 물류 인프라 ‘촘촘히’

정부는 미국, 캐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독일 등 11개 해외 물류 거점 국가를 선정하고, 물류창고·컨테이너 야드 등 보관·처리시설 투자를 우선 지원한다.

해양진흥공사·항만공사가 참여하는 공공지원 물류 기반시설은 현재 9개에서 2030년까지 40개로 확대해, 수출입 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국산 물류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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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제공]

▲ 1조원 컨테이너 펀드로 ‘지분→운영권’ 단계적 진출

컨테이너 터미널은 정부·국적선사·해양진흥공사·항만공사·국적 운영사 등이 참여하는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 협의체’를 구성해 투자처를 공동 발굴한다.

단번에 운영권을 확보하던 과거 방식 대신, 1조원 규모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투자 펀드’로 지분을 선점한 뒤 이를 지렛대로 운영권까지 가져오는 ‘단계적 진출’ 모델을 택한 것이 특징이다.

▲ 에너지·곡물·광물 겨냥 벌크 터미널도 공공이 앞장

에너지·곡물·광물 등 전략 화물은 해외 벌크 터미널을 선점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동시에 1조원 규모 ‘친환경 선박연료 인프라 펀드’와 5천억원 규모 ‘항만 스마트화 펀드’를 활용해 국내 노후 터미널의 디지털·친환경 전환을 병행, 국내·외 인프라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 ‘투자 전 과정’ 지원…물류 FDI 체질 개선 노린다

해수부는 우리 물류기업의 해외 진출을 기획·투자·운영까지 아우르는 전(全) 주기 지원 체계를 내놓았다.

해양진흥공사가 운용 중인 ‘글로벌 물류공급망 투자펀드’ 한도를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고, 추가 1조원 중 3천억원은 중소·중견 물류기업 전용 블라인드 펀드로 배분해 자금조달 문턱을 낮춘다.

▲ 공급망 안정화 기금·공공기관 합동투자도 가동

정부가 운용하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물류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지정학·통상 리스크가 큰 지역에 대한 투자 안전망을 보강한다.

4개 항만공사가 합동으로 해외 투자를 추진하는 모델도 도입해 개별 기관·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 해진공·BPA·KOTRA 등 ‘공공 연합전선’ 구축

해양진흥공사, 부산항만공사(BPA), KOTRA, 중진공 등은 해외 인프라 확보와 화주 매칭을 연계하는 MOU를 통해 공동투자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재외공관의 경제·물류 지원 기능을 보강해 현지 인허가·규제·입지 문제를 함께 풀고, 항만공사법 개정으로 해외 투자·지분참여 범위를 넓히는 작업도 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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