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LG이노텍·UTI, 유리기판 고도화 협력

백성민 기자

LG이노텍이 유리기판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리 정밀가공 전문업체 유티아이(UTI)와 협력한다.

LG이노텍은 UTI와 유리기판 강도 강화 기술을 공동개발한다고 8일 밝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유기) 기판과 달리 기판 내부 코어층을 유리로 대체한 차세대 반도체 기판이다.

열에 의해 기판이 휘어지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표면이 매끄러워 회로를 더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어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다만 유리기판 공정에서는 미세 구멍을 뚫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기판 강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균열이나 파손 등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강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LG이노텍은 유티아이와 협력해 유리기판의 강도를 높이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유티아이는 유리 정밀가공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얇으면서도 강도가 높은 모바일용 강화유리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커버글라스를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리기판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유리기판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국내 사업장에 유리기판 시범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글로벌 고객사와 국내외 유리기판 기술 보유 업체들과의 협업도 확대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향후 FC-BGA에 유리기판 기술을 적용해 반도체 패키징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리기판은 반도체 패키징의 판을 바꿀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 마곡 사옥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 마곡 사옥 [LG이노텍 제공]

한편 AI·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 확산과 함께 유리기판이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기존 유기기판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플라스틱 계열 기판은 공정 성숙도가 높고 비용이 저렴하지만, 고집적·고주파 환경에서는 열변형과 신호 손실 문제가 커진다.

이에 비해 유리기판은 열팽창 계수가 실리콘과 유사해 고온에서도 휨이 적고, 표면 평탄도가 높아 미세 회로 왜곡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실제로 유리기판 적용 시 미세 패턴 왜곡이 50% 이상 감소하고, 신호 전달 속도는 40% 이상 개선되며, 고주파 영역에서 누설 전류와 손실이 최소화되는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성능 이점에도 불구하고 유리기판 상용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기술적 병목은 TGV(Through-Glass Via) 미세홀 가공 공정이다.

유리는 취성이 강해 레이저 가공 시 미세 충격만으로도 마이크로 크랙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균열은 후공정에서 찢어짐이나 파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식각 공정에서도 홀 형상이 깔때기 형태로 벌어지거나, 가공 시간이 8~12시간 이상 소요되면서 직경 편차와 표면 조도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된다.

여기에 좁고 깊은 홀 구조로 인해 구리 도금 시 금속이 균일하게 채워지지 않는 보이드 문제가 나타나며, 열팽창 계수 차이에 따른 열 스트레스 균열도 신뢰성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이 유리 정밀가공 전문업체와 협력해 유리기판 강도 강화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배경도 이러한 공정 난제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유리기판의 기계적 강도를 높이면 레이저·식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균열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이는 곧 TGV 수율과 장기 신뢰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얇으면서도 강도가 높은 강화유리 제조 경험을 가진 업체의 기술을 기판 영역에 적용할 경우, 공정 안정성과 양산 적합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의 기술 축적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경제성 측면에서는 대량생산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유기기판 대비 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27~2030년 본격적인 양산 국면에 진입하면 유리기판 단가가 현재 대비 40~6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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