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KBG, 친환경 고순도 실리콘 설비 도입

백성민 기자

국내 실리콘 소재 기업 KGB가 실리콘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설비를 도입한다.

KBG는 실리콘 제조 중 발생하는 불순물 '저분자 실록산' 제거를 위한 설비 'TFE'를 도입하고, 양산 공정에 안정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 체계를 갖췄다고 16일 밝혔다.

저분자 실록산은 휘발성이 강해 실온에서 기체 상태의 물질로, 전자기기 내부에서 스파크를 만나면 하얀 가루인 '실리카'로 변해 금속 부품에 달라붙는다.

실리카는 절연체 역할을 하기에 전기가 흐르는 것을 방해하거나 기기 오작동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등장한 전기차의 전장 부품에서도 저분자 실록산으로 인한 오동작 및 사고가 접수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세플라스틱과 유사하게 환경에 잔류하고 잘 분해되지 않아 유럽(EU)에서는 최근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EU는 제품 내 저분자 실록산 함량을 1000ppm(0.1%)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퍼스널케어 및 일부 산업군에서는 150ppm 이하로 관리하는 규제가 시행 중이다.

이에 KBG는 지난 2023년부터 저분자 실록산 제거를 위해 TFE 양산 설비에 투자하고, 공정 운전 경험을 축적해 왔다고 밝혔다.

이후 현재는 저분자 실록산을 150ppm 이하로 제거하는 공정을 확립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KBG는 이를 통해 글로벌 규제와 고객 요구 수준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KBG 관계자는 "이러한 준비를 바탕으로 저분자 실록산 제거 공정의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친환경·고신뢰 실리콘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실리콘 합성 중심 구조를 넘어 정제(Refinery) 기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친환경 고순도 실리콘 설비 'TFE' [KBG 제공]
친환경 고순도 실리콘 설비 'TFE' [KBG 제공]

한편 실리콘 소재는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 전장 등 다양한 산업의 핵심 소재로 쓰이지만, 제조 과정에서 함께 남는 ‘저분자 실록산’이 품질 문제를 일으키는 불순물로 꼽혀 왔다.

특히 최근에는 품질 이슈뿐 아니라 환경·규제 관점에서 저분자 실록산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D4, D5 등의 실록산 성분은 유럽에서 생태계 잔류성과 인체 영향 가능성을 근거로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D4는 생식독성과 수생 생물에 대한 장기 독성 가능성이 함께 제기돼 왔고, D5 역시 자연환경에 오래 남는 특성으로 인해 규제 논의가 확대됐다.

이런 물질들은 하수 처리 이후에도 잘 분해되지 않고 물 환경에 축적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산업 현장에서는 실리콘 소재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최종 제품에 남는 불순물 수준을 얼마나 정밀하게 관리하는지까지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KBG가 도입했다고 밝힌 TFE는 이런 ‘휘발성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정제 장비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원료를 장비 내부 벽면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수준(0.1~0.5mm)의 막으로 펼친 뒤, 진공 상태에서 짧은 시간 가열해 불순물만 먼저 증발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끓는점이 낮은 성분이 빠르게 기화되고, 상대적으로 무겁고 끓는점이 높은 성분은 남는다.

이런 정제 공정이 현장에서 중요해지는 이유는, 불순물 함량을 낮추는 과정이 단순한 품질 개선을 넘어 고객사 인증·규제 대응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나 자동차 전장처럼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소재 단계에서 불순물을 줄여두는 것이 공정 불량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업계에서는 실리콘 소재 시장이 단순히 합성 능력 중심에서, 정제·관리 기술까지 포함한 ‘고신뢰 소재’ 경쟁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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