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로 다가온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증권업과 자산운용업, 선물업, 종금업, 신탁업 등 5개 업종 간 겸영이 허용되면서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기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 강화와 조직개편, 신규사업 준비 등 본격적인 자통법 시대에 대비한 막바지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당초 업종 간 벽 허물기를 골자로 하는 자통법의 시행으로 신규사업 진출 및 덩치 키우기를 통한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출현 여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으나 증시의 장기 침체 여파로 대형 증권사 탄생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당장 신규사업 진출이나 몸집 불리기보다는 투자자 보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자통법이 투자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권유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 및 펀드 등 투자자들의 자산이 '반 토막' 나는 사례가 빈발한 탓에 투자자 보호가 업계의 중요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의 투자 목적과 재산상황, 투자 경험 등을 점수화해 고객을 등급화하고 나서 가입 가능한 상품을 권유하는 '신영업프로세스'를 이미 작년 12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상품 위험도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각각 5단계로 나눠 투자를 권유하는 제도를 시범 운영하는 것도 투자자 보호 차원이다.
현대증권은 총 47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고 소액 결제 서비스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신증권은 고객의 신뢰를 얻고자 직원들의 정신 무장과 지식 함양에 주력하고 있다. 불완전판매 예방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직원들을 상대로 '상품이해도 경진대회'를 개최해온 것이다.
자통법 시행에 따른 조직개편도 한창이다.
증권사들이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을 기존 투자은행(IB) 부문과 분리해 내는 조직개편을 이미 단행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자통법이 금융투자업무 간 이해 상충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와 조직관리를 요구하는 만큼, 자기자본을 운용하는 PI와 IB 부문을 분리해 내부자거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다.
현대증권과 삼성증권은 이미 지난해 PI 부문을 IB에서 분리해 별도조직으로 만들어 일찌감치 자통법시행에 대비해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자통법 시행 전에 조직개편을 통해 PI 전담부서를 별도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우증권도 오는 3월께 PI 부문을 IB 부문에서 분리할 방침이다.
대우증권은 특히 자통법 시행으로 '네거티브'(법에서 금지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항목 인정) 방식에 따라 금융상품의 폭이 무한대로 늘어나는 상황에 대비해 비 주식(non-equity) 파생상품을 전담하는 FICC 파생부와 금융공학부 등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종 간 겸영 허용에 따른 신규사업은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추진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자통법 시행에 대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투자은행 부문의 신용공여와 지급결제, 선물업 진출 등에 대비해왔으나 구체적인 진출 시기는 저울질하고 있다. 서둘러 시행하지 않고 업계 환경 등을 예의주시하다 진출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신규업무 진출을 위해 선물업, 집합투자업, 소액결제업무 등에 대한 TF와 헤지펀드 워킹그룹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선물업 진출 등에 대해 "현재까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다소 유보적이다.
증권사들의 지급결제 서비스는 은행권과의 힘겨루기로 표류하고 있다.
자통법에 따라 증권사들도 은행처럼 계좌를 열고 입출금과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지급결제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됐지만, 금융결제원이 제시한 지급결제망 가입비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증권업계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최근 은행권에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져 자통법 시행과 동시에 증권사의 소액 결제망이 가동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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