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워크아웃 이번에도 증시 지렛대될까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올해 증시를 들어 올리는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

외환위기 당시 워크아웃 추진이 증시 급등의 배경으로 작용한 적이 있지만, 올해는 구조조정의 강도가 미약한데다 외부 환경이 워낙 나빠 호재로 인식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평, 벽산, 진도, 신원 등 117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워크아웃이 확정된 1998년 10월 증시는 외환위기로 2년 넘게 지속했던 약세장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했다.

1998년 9월 말 310이었던 코스피지수는 10월 말 403, 11월 말 451, 12월 562 등 석 달 동안 급등했으며 다음해 1월 말에는 571선까지 올라섰다.

당시 증시 급등에는 대기업의 수출 급증이나 원•달러 환율 안정 등도 배경으로 작용했지만, 정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투자심리 회복이 가장 큰 동력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IBK증권의 이영 애널리스트는 "당시 워크아웃 추진으로 회생 가능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구분됨으로써 투자자들은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 명확히 알 수 있었고 증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급등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에서 추진해온 건설 및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의 강도가 예상보다 낮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위험 평가를 받은 111개 건설 및 조선업체 가운데 10개 건설사와 3개 조선사가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을 받고 1개 건설사가 퇴출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부동산 경기 및 세계 조선시장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데 신용위험 평가를 받은 대부분의 건설•조선사가 워크아웃이나 퇴출 명단에서 제외된 것에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상당수가 퇴출당한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에 비해 지금의 구조조정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 너무나 미약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혹평했다.

더구나 외환위기 당시에는 전 세계 경기가 호조를 보여 국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시장과 중국, 남미 등의 신흥시장이 모두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져들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 이후에도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외환위기 당시에는 국내 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개선하면 문제 대부분이 해결됐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나 경기침체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어 당시와 같은 약세장 탈출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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