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자통법 10일' 신사업 인가신청 0건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으로 증권, 자산운용, 선물, 신탁 등 업종별 칸막이가 제도적으로는 사라졌으나 금융당국의 준비 부족 등으로 인해 금융사들의 신사업 진출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5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자통법이 시행된 지 10일이 지났음에도 금융사들의 선물, 자산운용, 신탁업 등 겸영이나 투자매매, 투자중개, 투자자문업 인허가 신청에 대비한 세부 심사기준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다수 증권사가 자통법 시행에 맞춰 새로 추진하려고 준비해 온 선물업 겸영을 비롯한 금융사의 신규 사업 진출 인가신청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농·수협, 우체국,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등이 펀드 판매를 위한 인가 신청도 전혀 없다. 자통법에는 신규 사업을 하려는 금융사는 금융위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금융위는 신청서를 심사해 3개월(예비인가를 받았으면 1개월)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해 통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계의 신규사업 인가신청에 대비해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심사평가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있으며 세부 심사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조만간 심사기준을 정하고 업계가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확정해 공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금융사들이 기본 요건만 갖췄다고 모두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계획서 등 관련서류를 통해 투자자 보호나 건전성 확보, 공시 의무 등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금융사들이 신규 사업 인가를 한꺼번에 내주지 않고 새로 진입하려는 업종과 사업개시 시점의 완급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인가해주고, 해당 회사의 준비 정도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예비인가와 본인가 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 제정 당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확산하고 있고 펀드를 비롯한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도 현저히 감소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며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정밀 심사와 정책적 차원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통법 시장으로 `앞으로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뒤로는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격'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금융업계 한 임원은 "새로운 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금융위의 준비 부족과 까다로운 입장 때문에 신청을 못 했다. 겸영 규제 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자통법의 근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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