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증파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을 아프간으로 돌려 탈레반 반군과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을 지속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프간 전략'이 출발부터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제임스 아파투라이 나토 대변인은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담 첫날인 19일 기자들과 만나 나토 회원국들은 오는 4월 나토 정상회담 전까지 미국의 지원 요청에 십중팔구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회담에 앞서 나토 회원국들의 아프간 추가파병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며, 그 대신 오는 8월로 예정된 아프간 대선까지 아프간 경찰 훈련과 아편 재배 방지활동 같은 비군사적 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나선 것은 국내의 반전 및 철군 여론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간 전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지난해 나토가 1만3천명을 증파했는 데도 불구, 전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아프간 남동부 지역은 반군에 장악됐고 마약 범람과 정부의 무능은 아프간 국민들의 좌절감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는 아프간에서 실패의 대가를 치를 여유가 없다. 실패는 옵션이 아니다"라고 말해 나토 차원의 추가파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미 프랑스가 증파 계획이 없다고 거듭 천명한 가운데 미국에 이어 아프간에 가장 많은 병력을 파견 중인 영국도 다른 회원국들의 태도에 따라 추가파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독일과 이탈리아가 추가파병의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500명 안팎의 많지 않은 수준이다. 아프간 추가파병에 부정적인 나토의 이 같은 입장은 키르기스스탄이 미군의 아프간 전략물자 보급로인 마나스 미공군 기지를 폐쇄키로 한 것과 겹쳐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 수행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임차료 인상을 통해 마나스 기지를 어떻게든 유지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가 키르기스스탄과 관계강화를 적극 모색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 전략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침에 따라 미국은 자국과 군사,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동맹국들에게 손을 벌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폴란드가 이날 미국과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간 특수부대 교류에 합의하고 아프간에 1천600명을 파병키로 한 것이 그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그루지야도 10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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