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생산.투자 대추락..바닥이 안보인다

광공업생산 증가율이 또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경기침체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지만 바닥이 가깝다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침체의 바닥은 빨라야 2분기라고 내다보듯 당분간 최악의 산업활동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경기의 동반침체에서 벗어날만한 뾰족한 수단이 있을리 없어 정부나 국민들이 힘든 시절을 견뎌야하게됐다.

◇ 광공업 침체 '바닥 보이지 않는다'
 

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극심한 경기 침체의 여파로 산업 전반의 생산이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자동차 등의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6% 감소했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이르면 1분기 이후 바닥을 칠 것으로 보고 있어, 2월과 3월에도 큰 폭의 광공업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설 특수가 잡히지 않는 2월과 3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감소한 수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월 광공업 생산을 전월과 비교하면 1.3% 증가했지만 이는 작년에는 2월에 있던 설이 올해는 1월에 있으면서 생긴 반짝 효과여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 관계자도 "올해 1월 통계는 설이 끼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면서 "이런 영향들이 2월에는 어떻게 나타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걱정스러운 부분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 및 부품의 1월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49.4%와 35.3%나 감소했다는 점이다. 한국의 제조업이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수출 증가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반도체의 침체로 내수용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24.6%, 수출용 출하는 21.8% 감소했다.

1월 생산자제품 재고는 자동차와 석유정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12.5%, -8.7% 줄었다. 이는 상품이 잘 팔려서가 아니라 기업들이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61.5%로 전월에 비해 0.8% 포인트 하락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1월 제조업 가동률 지수는 자동차와 기계장비가 전월 대비 10.0%와 8.3% 줄어 이 부문의 생산활동이 극도로 위축돼 있음을 보여줬다.

◇ 소비.투자 4개월째 동반추락
 

소비는 작년 동월 대비 3.1% 감소하면서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낙폭은 작년 11월(-5.4%)에 최대치를 보인 뒤 12월(-4.7%)에 이어 둔화됐다. 특히 백화점(8.7%) 판매액이 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대형마트(10.0%)도 선전하면서 바닥에 근접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1월 설에 따른 '반짝 특수'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승용차(-30.9%) 등 내구재 판매는 19.8% 감소하면서 전월(-14.1%)보다 오히려 감소폭이 커졌다.

설비투자도 넉달 째 줄면서 1월 감소율(-25.3%)은 1998년 11월(-27.3%)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작년 10월 -7.7%, 11월 -17.0%, 12월 -23.0% 등에 이어 낙폭을 키우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그대로 보여줬다.

설비투자지수는 89.8로 떨어지면서 100을 밑돌았다. 2000년을 100으로 잡아 산출한 지수인 만큼 금액으로 따지면 2000년보다도 못하다는 얘기다.

국내기계수주는 작년 8월 이후 6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가운데 감소율도 12월 -38.5%에서 1월에는 -47.8%로 커졌다. 이 가운데 공공부문은 52.4% 증가했지만 민간부문은 51.9%나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은 64.4%나 줄었다.

건설기성은 공공부문(27.7%)의 증가로 2.0% 늘면서 석 달 만에 증가했다.

건설수주 역시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확대에 힘입어 공공부문(33.8%)은 두 달 째 증가한 반면 민간(-39.7%) 및 민자(-67.8%)사업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전체적으로 15% 감소했다. 토목 수주는 162.6% 증가해 SOC사업의 위력을 증명했다.

 

◇ 추경.규제완화에 기대
 

경기추락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가운데 자본재수입액 등 7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플러스는 금융기관유동성을 비롯해 3개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알려주는 동행지표도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건설기성액만 플러스를 기록했고 제조업가동률지수 등 나머지 6개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모두 12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면서 좀처럼 반전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앞으로 상당기간은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 같은 경기침체는 기본적으로 세계경기 불황이라는 대외적인 요소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딱히 내놓을만한 대책이 없다.

다만 우리 재정수지가 그나마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건전하다는 점을 내세워 경기침체 속도를 완화시킬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경 역시 이르면 4월 국회 통과가 가능한 것이어서 집행 효과는 하반기에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추경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안전망에 치중해 경기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는 못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완화와 서비스 분야 진입장벽 해소 등 부동산이나 서비스 분야의 규제완화책도 준비중이나 언제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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