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졸초임 삭감’ 노사민정 합의정신 훼손”

노사민정 공동의장, 전경련에 항의서한 발송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30대 그룹 대졸초임 삭감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노사민정 대책회의는 공동의장인 김대모 노사정위원회 위원장과 이세중 변호사가 대졸 초임 삭감 방침이 노사민정 합의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한을 지난 6일 전경련에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변호사와 김 위원장은 이 서한에서 "전경련이 대졸 초임 삭감 계획을 노동계와 아무런 협의 없이 실행에 옮기는 것은 노사민정 합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어렵게 이룬 합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두 공동의장이 전경련에 이런 입장을 전달한 것은 대졸 초임 삭감이 노사민정 합의의 후속조치인 것처럼 오해를 받게 되고, 재계가 대책회의에 최근 제출한 이행계획서에 전경련의 대졸 초임 삭감 내용이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과 공동으로 작성한 경영계 합의이행 계획서에 "30대 그룹의 대졸 초임 삭감을 통한 일자리나누기, 신규채용ㆍ인턴채용 확대"라는 문구를 끼워넣었다.

이와 관련, 대책회의는 기존 합의에서 임금삭감 문제는 노동계가 분담할 사안임을 밝힌 만큼 경영계가 이를 강행하는 것은 합의에 따른 실천이 아닐 뿐만 아니라 합의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대책회의는 전경련을 포함한 경제5단체가 당사자로 참여해 도출한 합의문에 "노동계는 기업의 경영여건에 따라 임금동결ㆍ반납 또는 절감을 실천하고 경영계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자제해 기존의 고용수준이 유지되도록 한다"고 명기한 바 있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임금 동결ㆍ반납 또는 절감은 노동계가 실천할 사안이고 경영계의 역할은 고용유지"라며 "노동계와 사전 협의절차도 없이 어렵게 타협한 자발적 의미의 `절감'도 아닌 일방적 의미가 강한 `삭감'을 이행계획으로 내놓은 것은 합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전경련 방침에 반발해 `대졸 초임을 삭감하기 위한 사측의 취업규칙 변경 요구에 동의하지 말라'는 내용의 긴급 지침을 전국 3천200개 산하 사업장에 내려보냈다.

한국노총은 대졸 초임 삭감은 합의정신을 위배하고 사업장 전체 노동자의 임금삭감과 근로조건 악화를 초래하며 사업장에서 차별에 대한 소송이 남발되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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