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부, PSI참여발표 ‘머뭇’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방침을 확정해놓고도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직후 이를 발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당초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의 하나로 그동안 부분참여만 해왔던 PSI에 전면참여 하는 방안을 검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를 사실상 확정했으며 북한의 발사 직후 이를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5일 북한의 로켓 발사직후 발표한 정부 성명에 PSI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그는 오후 늦게 가진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PSI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 것으로 PSI 전면참가를 적극 검토중에 있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대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으로 보여 강력한 대응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전면가입시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우려돼 정부가 한걸음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가 가입한다는 방침을 이미 밝혔고 절차가 진행중이며 그렇게 가는 방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문제"라면서 "북한이 로켓을 쏘니까 바로 응대하듯 하는 게 아니라 독자적인 절차에 따라 하는 것으로 이미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가입방침은 확정됐으며 발표시기만 조율중이라는 의미로, PSI가 북한에 대한 징벌적 조치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점에서 정부가 로켓 발사와 전면참여 발표에 다소 시차를 두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책으로 PSI전면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다가 이제 와서 "북한이 로켓을 쏘니 응대하듯 하는게 아니다"라고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상황에서 곧바로 PSI전면참여 여부를 발표하는 것이 적정한가에 대한 의견이 정부내에서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며칠 시간을 두고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로켓 발사와 PSI전면참여에 시차를 두는 것이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남측의 PSI 참여에 대해 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발표는 북한을 필요이상으로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남측이 PSI에 참여한다면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즉시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일 런던에서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PSI전면참여 여부에 대해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판단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도 즉각적인 가입발표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이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전개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전면참여 여부를 결정하자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가 PSI에 전면참여한다해도 실제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북한이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안보리의 대응에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등 한반도 정세에 급격한 변화가 오면 정부가 상당기간 PSI참여를 유보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주도로 2003년 시작된 PSI는 핵무기를 포함한 WMD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자신의 영해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주로 북한, 이란, 시리아 등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은 2005년 미국의 요청으로 PSI의 8개항 중 참가국간 역내.외 훈련에 참관단 파견, 브리핑 청취 등 옵서버 자격으로 가능한 5개 항에는 참여하고 있지만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정식참여 ▲역내.외 차단훈련시 물적 지원에는 동참하지 않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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