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이 목재펠릿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 목재자원을 쓰레기 취급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최근 열린 산림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산원가가 40여 만원에 이르는 숲가꾸기 산물을 3만원여의 헐값으로 펠릿생산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광수 산림청장은 ‘목재펠릿 산업은 폐기물을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바 있다.
어차피 버려지는 산물이기 때문에 공공근로를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폐기물을 재활용해 화석에너지도 대체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의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목재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 청장이 목재펠릿 사업 추진을 위해 무리한 말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이다.
업계에 따르면 숲가꾸기시 발생하는 잔존물을 폐기물로 바라보는 시각은 환경부 등 일부 부처의 입장이었을 뿐, 그간 산림청은 이를 존치 잔존물 혹은 등급이 낮은 열등목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것.
때문에 이제 와서 갑자기 이들 목재자원을 폐기물로 둔갑시키는 것은 펠릿 공장에 대한 헐값 원자재 공급을 정당화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 정 청장의 이번 답변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벌채업자들은 사업장에 폐기물을 방치하는 꼴이 돼,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벌채업의 경우에는 산이 곧 사업장이므로 가지목을 벌채현장에 존치시키는 것은 폐기물을 방치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공근로를 포함한 현재 산림청이 시행하고 있는 대부분 숲가꾸기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지목 존치 작업 또한 폐기물을 산에 버리는 것과 매한가지 결과인 셈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이 열등목을 지금까지와 다르게 폐기물로 지정할 생각이라면, 벌채업자들에게는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토록 조치해야 하며 산림청 숲가꾸기 사업 또한 이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목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광수 청장이 나쁜 사람이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한 뒤, “전임 하영제 청장이야 임학에 대해 잘 몰라서 그랬다지만, 정광수 청장은 임학을 전공하고 수십년 간 산림청에서 근무한 사람이면서 멀쩡한 목재자원을 폐기물 취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산림청 자체가 숲가꾸기 산물에 대해 명확한 가치정립을 하지 못한 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게 문제”라며 “산물을 매각할 때에는 열등목이고, 존치목으로 인해 홍수 피해 등이 가중됐다는 비난이 일 때에는 비료라고 주장하더니, 이제 와서는 폐기물이니 목재펠릿 산업에 헐값에라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은 소신도 줏대도 없는 산림청의 목재산업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 목질보드류 생산업체 관계자는 “일예로 1년에 100개소 이상 들어서고 있는 골프장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뿌리가지목은 전량 수거돼 유기질비료나 열병합보일러, 파티클보드(PB) 원재료로 공급되고 있다”며 “숲가꾸기 산물 또한 등급이 낮은 열등목이지, 결코 폐기물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숲가꾸기 산물이 폐기물이라고 해도, 그 처리에 있어서는 매각을 통해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매각입찰공고시 산림청은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예가를 매긴다고 하지만, 실제로 상당수 입찰에서는 예가의 두세 배에 팔리고 심지어는 열 배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처럼 고가에 팔 수 있는 숲가꾸기 산물을 왜 공개매각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폐기물이 됐든 열등목이 됐든 지난 수십년간 이를 원재료로 이용해 온 국내 PB와 중밀도섬유판(MDF) 산업이 있어 가능했던 일인데, 산림청이 이제 와서 그 원재료를 한입에 에너지산업에 털어 넣으려고 하고 있다”며 “국내 목질보드류 산업이 고사되면 이를 사용하는 가구산업의 원가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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