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 의료법인 도입 문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사실상 `신중한 검토'를 주장해온 보건복지가족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영리병원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도입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영리 의료법인 문제는 수개월에 걸친 연구에서도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했던 만큼 국정의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통령 의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민감한 사안이니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하라"면서 "서민 입장에서 볼 때 가진 사람이 더 혜택을 받는 것처럼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부처 간에 협의를 잘하고 여론수렴을 더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영리병원 문제에 대한 `보류'를 선언한 것은 이 문제가 정책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계층 간 이념적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또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세종시, 4대강 등 현안이 산적한 판에 정치적 전선을 더 넓힐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여론수렴과 속도조절을 당부한만큼 영리병원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도입방안 논의에 집중하려던 재정부의 계획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로써 두 부처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보건산업진흥원에 의뢰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결과를 토대로 원점에서 다시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연구 보고서도 두 부처의 입장을 병렬식으로 나열한 채 어느 한쪽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재논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영리병원 논의는 복지부의 의중이 많이 실리며 부작용 해소방안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은 "의료법 개정의 주무부서는 복지부"라며 "영리 의료법인 도입에 따른 각종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료법 개정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단 영리병원 도입 문제가 일단 보류되긴 했지만 이 문제는 다시 공론의 장에 오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영리병원 도입을 통한 의료산업 선진화와 규제개혁은 윤증현 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현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 중 하나였기 때문에 다른 현안이 잠잠해지는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향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유지와 기존 비영리병원의 영리법인 전환 금지를 조건으로 제주 경제특구에 설립될 영리병원의 운영 성과와 부작용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진 다음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미디어법 논란에서 보듯 현 정부가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던 영역에 대해 시장경제 논리를 적용,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강한 만큼 보건의료 분야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의 논란은 내용은 없이 원칙만 크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제주도에서 영리병원을 시범 적용해본 다음 그 성과와 내용을 둘러싸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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