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日·中,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 공세···한국은?

브라질 정부가 발주한 총 200억 달러(약 23조)짜리 고속철도 공사를 따내기 위한 일본과 중국의 공세가 뜨겁다.

브라질은 리오~상파울루~캄피나스 510㎞을 잇는 고속철도 사업을 세계를 상대로 발주했다. 관심있는 국가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5월까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르면 우선협상대상자는 6월, 최종 수주 국가는 올 연말께 결정될 전망이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둔 브라질은 적어도 올림픽 개최 이전에 고속철도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정부 측은 이번 고속철도 개통 이후 남부 파라나부 쿠리티바, 미나스 제라이스, 벨로 오리존테 등 2~3개 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번 수주가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고속철도 해외진출을 노리는 여러 국가들이 이번 수주를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유다.

우선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를 위한 일본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불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미쓰비시 중공업, 토시바, 히타치, JR 등 각 분야의 굵직한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브라질 고속철 수주에 뛰어들 전망이다.

일본은 최근 토요타 리콜 사태로 금이 간 일본 제조기술의 신뢰도와 침체된 국내경제를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로 만회하려는 모양새다.

이번 브라질 수주에는 최근 UAE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한국에 뺏긴 데 대한 설욕전의 의미도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 외교정치로 원전 수주를 도왔던 것처럼 브라질 철도 수주전에 뛰어드는 기업들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줄 것을 공언하고 있다.

중국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광둥성 광저우~후베이성 우한 등 총 6442㎞로 세계 최장거리 고속철도 운영 국가로 이름을 올린 중국은 고속철도 사업의 해외진출까지 노린다.

허 화우 중국 철도부 총공정사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고속철도 건설, 운영, 관리 등에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독자적인 고속철도 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도 철도 수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업계는 일본과 중국 등을 유력한 후보로 점치고 있다.

신칸센을 만든 일본은 고속철도 기술력이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브라질과의 관계도 돈독해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후보다. 독일, 프랑스 등으로부터 기술을 차용에 고속철도를 깔아온 중국은 아직 국내기술을 이용해 상용화한 철도가 없어 기술 수준에서 브라질 당국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저 단가와 국책 은행들의 자본 지원 등의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TGV 등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고속철도 기술을 인정을 받고 있는 프랑스도 무시 못 할 상대지만 높은 단가, 기술이전 수준 등이 브라질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 KTX-Ⅱ를 만든 현대로템, 고속철도를 운용하는 철도공사, 철도시설공단, 철도연구원과 건설사 등이 한국컨소시엄을 만들어 수주에 뛰어든다.

한국은 최근 순수 우리기술로 만든 KTX-Ⅱ를 상용화 한 만큼 차량기술, IT를 접목한 철도유지 기술, 기술이전의 메리트 등을 내세우면 이번 수주 전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브라질 철도수주를 위해 현지조사 등 사전조사만 5년을 준비를 해왔다. 순수 한국기술로 KTX-Ⅱ도 내놓고, 프랑스와 일본에 비해 기술이전도 비교적 쉽고, 단가도 비싸지 않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은 수주에 노력하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기도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국의 고속철도 기술을 내수로만 사용하기에는 수요가 너무 적다. 세계 시장을 뚫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중동 원전 수주의 경우 파이낸싱에 별 무리가 없지만, 브라질 건은 여건 등이 다르다. 신중히 수주에 뛰어 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브라질 수주는 돈을 벌겠다는 목표보다는 한국이 세계 최고의 철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베르나르도 피케이로 브라질 육상교통국(ANTT) 국장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고속철도 공사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수주전 양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입찰국도 빨라야 올해 말 쯤 결정될 것이라 내다봤다. (사진은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KTX-Ⅱ)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