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양대 노동조합이 신입사원들을 놓고 한바탕 쟁탈전을 벌였다.
지난 2월 17일 입사한 거래소 신입직원 13명은 지난달 15일 노조 가입 설명회에 참석했다.
단일노조(증권거래소·코스닥시장 출신 위주)와 통합노조(코스닥위원회·선물거래소 출신 위주) 간부들은 각 30분씩 자기 노조를 소개했다.
이후 신입직원들은 투표를 통해 가입할 노조를 선택했다. 투표 결과 신입직원들은 통합노조에 가입하기로 결정하고 노조에 조합가입서를 제출했다. 여직원 7명은 통합노조에, 남직원 6명은 단일노조에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노조 측도 결과가 나온 당일 오후 9시 결과에 승복한다는 뜻을 통합노조 측에 전달했다.
그런데 단일노조가 뒤늦게 이의를 제기했다. 단일노조는 통합노조가 우리사주 배분방식·신입직원 임금삭감 회복방안 등 허위공약으로 신입직원들의 마음을 현혹했다며 재투표를 요구했다.
결국 신입직원들은 지난달 19일 재투표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통합노조에서 탈퇴한 뒤 단일노조에 가입했다.
◇허위공약 공방전
통합노조 측은 신입직원들에게 제시한 공약은 허위가 아니라며 단일노조 측 주장을 반박했다.
통합노조는 설명회 당시 신입직원들에게 거래소가 상장되면 우리사주를 '균등배분 우선적용' 방식에 의거해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
우리사주 배분방법 상 통합노조는 균등배분 우선적용 방식을, 단일노조는 자산기여도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균등배분 우선적용 방식에 의하면 우리사주가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라 배분된다. 반면 자산기여도 방식에 의하면 우리사주는 '거래소 통합 당시 어느 조직이 더 많은 자산을 갖고 있었는지'에 따라 분배된다.
통합노조 관계자는 "자산기여도 방식을 택할 경우 현재 단일노조 소속인 증권거래소·코스닥시장 출신 직원들이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된다"며 단일노조 측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단일노조 관계자는 "상장이 당장 가능할 것 같나"며 상장 가능성 자체를 일축한 뒤 "단일노조 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인데 통합노조 측이 우리사주 배분방식을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노조 관계자는 "통합노조가 신입직원들에게 1년 내에 임금을 원위치 시켜주겠다고 말했다"며 이 역시 허위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통합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따라 거래소 신입직원 초임연봉이 3844만 원에서 2922만 원으로 24% 삭감됐다"며 "이대로 가면 임금 테이블이 2개로 나눠지고 이번에 뽑힌 신입직원들은 계속 낮은 임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하위직급을 하나 새로 만들고 신입직원들을 자동 승급시킴으로써 기존 직원과 같은 임금을 받게 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비방전, '단일' 노조 향한 '통합'의 꿈 더 멀어져
결국 신입직원을 상대에게 내주게 된 통합노조 측은 단일노조 측이 신입직원들에게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통합노조 관계자는 "단일노조 쪽인 인사팀 직원이 신입직원들에게 '통합노조에 들어가면 직장생활이 힘들어진다'는 식으로 압력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단일노조가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우리를 고사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신입직원을 데려간 단일노조를 비난했다. 그는 "단일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신입직원들을 데려간 후 사무실에 찾아와 '앞으로 노조 통합은 없다'고 선전포고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단일노조 관계자도 통합노조의 설명회 당시 행위를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통합노조 측이 신입직원들에게 '5년 뒤면 우리 세상이 되니까 우리한테 와라'고 했다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양 노조가 신입직원을 놓고 충돌함으로써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의 노조 통합 계획은 또 다시 가시권에서 벗어났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우수사례 워크숍'에서 노조 통합을 향후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거래소 내에는 직책정년제로 직급에서 물러난 부장급 직원 20여명이 제3노조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래저래 김 이사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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