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 파나마 독재자 노리에가 프랑스로 인도

전 파나마 독재자인 마누엘 노리에가(72)의 모습

전 파나마 독재자인 마누엘 노리에가(72)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행 항공기에 탑승했다고 미 CNN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그를 프랑스로 보내는 인도 명령서에 서명한 뒤 이뤄진 것이다.

파나마 당국 역시 노리에가가 라이벌 정치인을 살해했다며 그의 인도를 요청했으나, 미국은 프랑스에 그를 인도키로 최종 결정했다. 현재 프랑스 사법당국은 노리에가가 프랑스의 금융시스템을 악용해 마약 밀거래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그를 기소할 방침이다.

노리에가는 지난 1989년 미군의 파나마 침공 당시 수도 파나마시티에 위치한 바티칸 대사관에서 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1990년 1월3일 항복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인도돼 민사법정에 세워졌고, 이후 그는 전쟁포로 지위를 부여받았다.

지난 1992년 코카인 밀거래와 공갈, 돈 세탁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그는 당초 징역 30년형에 처해졌었으나, 모범수로 생활한 것이 참작돼 지난 2007년에 형을 마칠 수 있었다.

이날 노리에가는 집행관을 대동하고 수갑을 찬 채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있는 에어프랑스 여객기로 이동했다.

노리에가의 프랑스 인도를 정한 미 국무부의 결정에 대해 그의 형사 전문 변호사인 프랭크 루비노는 "인도영장에 서명이 됐다면, 미 국무부가 노리에가의 변호사들에게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이들에게 인도 영장 서명을 알릴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그러나 그들이 공손한 전화 한 통화 없이 인도영장에 서명했다는 것에 나는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리에가와 그의 변호사들은 미국 정부가 그를 파나마로 돌려보내지 않음에 따라 전쟁포로의 인권을 규정한 국제 협정인 제네바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노리에가는 미국에서 수감 도중 전립선암과 뇌졸중을 겪은 바 있다.

노리에가의 손자인 장-마누엘 바우챔프는 지난달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나는 그가 감옥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자랐다. 나는 그가 학교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는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다. 그는 매우 친근했고 뛰어나며 지적이었다. 그는 항상 가르치거나 조언해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를 사기꾼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파나마인들은 그를 잔혹한 독재자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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