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취재현장> 인재(人災)에 뿔난 멕시코만

류윤순 기자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시출시설 폭발로 인한 기름 유출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원유유출로 형성된 기름띠가 이틀도 안돼 3배 이상 커지며 국가재난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기름띠가 미 남부 해안과 육지를 위협하면서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앨라배마와 미시시피 등 미 4개주는 이날 비상상태를 선포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10배나 많은 기름이 유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미 백악관은 군과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사태를 막겠다고 선언했다.

기름유출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힌다. 또 누출된 원유가 해류를 타고 번지면서 넓은 지역을 오염시켜 피해지역은 최소 10여년간은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07 충남 대산항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사고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는 충남 태안반도 주변 등 서해안에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당시 태안주민들의 가장 큰 울분을 샀던 점은 ‘당국의 늑장대응’이었다. 기름 방제선을 하루만 일찍쳤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텐데라는 주민들의 한숨소리가 또다시 귓전을 맴도는 듯하다.

이번에도 역시 미 연방정부가 사건발생 9일이 지난 뒤에야 심각성을 인식해, 문제를 키운 점이 비판의 핵심에 올랐다. 최악의 환경 참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을 수정하라는 미국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기름띠로 인한 오염 우려로 루이지애나주가 굴 채취장 폐쇄에 착수하자 미국 전체 굴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이 지역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강 하구는 미국 습지의 40%를 차지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루이지애나주에만 10개의 야생생물 보호구역이 지정돼 있다.

현재 악천후까지 겹치며 멕시코만 방제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재(人災)의 오명을 최대한 피해가기 위한 미 당국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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