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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는 국제결혼의 문제점에 대해 현지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알아봤다. 이번 회는 바람직한 국제결혼 모델과 다문화가정의 우리 사회 연착륙 방안에 대해 짚어본다.
국제결혼 문제가 보건복지부에서 여성가족부로 이관되면서 강화되기 시작했다. 여가부는 국제결혼 당사자 간의 신상정보 사전제공을 의무화하는 '결혼중개업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연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너무도 당연한 사안이었는데, 만시지탄이지만 시행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는 중개업자나 결혼 상대자가 신상정보를 고의로 제공하지 않거나 허위 과장된 정보를 제공해 분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편으로 결혼이민여성자의 인권보호를 강화하려는 방안이란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현지 사전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도 지원한다고 하니 점차 제도 기틀이 잡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최근 다문화가족에 대한 한국어 교육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의무사항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결혼이민자 등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한국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한국어 교육지원을 의무화하고, 한국어 교재 및 강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한 것. 아울러 여가부장관이 다문화가족 지원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했고, 국무총리 산하에 다문화가족정책위를 설치해 부처간 정책조정 강화가 골자다.
이에 앞서 국제결혼 이주 여성을 인신매매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됐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이 최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성착취와 인신매매 관련 법제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권미주 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팀장이 제기한 주장이다.
권 팀장 주장의 요체는 이주 여성이 모국을 떠나 한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와 과정 등을 볼 때 유엔이 정한 인신매매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국제결혼도 인신매매 범주에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의 근거로 국제결혼중개업체의 여성 비하적 광고, 현지의 여성모집 조직망을 통한 모집, 기숙관리, 한국 남성의 부정확한 정보제공, 결혼 후 감금, 협박 등 국제법에서 정한 인신매매적 속성이 있다는 것. 이를 토대로 법이 만들어질 경우 국제결혼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안명옥 전 의원(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이 ‘행복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과제’란 정책자료집을 통해 국제결혼의 현주소와 국내외 정책비교, 다양한 정책제언을 내놓아 결혼중개업법 제정과 국제결혼 정책의 뼈대를 세운 바 있다.
국제결혼을 통한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동화되고 또 2세들이 똑같이 성장해 국가의 근간이 되는 것이 다문화가정 정책의 요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만남 시점부터 결혼, 가족형성, 사회 구성원으로의 동화까지 요소요소에서 우리사회의 따뜻한 배려가 절실하다.
결혼을 단지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해 나 몰라라 했던 것이 결국 사상누각의 다문화가정을 양산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결혼을 통한 여성이민자들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못사는 나라에서 온 여성들이 아닌 우리의 이웃 아주머니로 바라보면 어떨까.
다문화 가정의 가장 큰 장애는 언어다. 사랑은 눈빛만으로, 신체 접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주 여성의 언어지원은 활발하지만 한국 남성들이 부인 나라의 언어 습득에 대한 노력은 야박하다. 부부 공동의 노력과 과정이 부부애를 증진시키는 요체며 결국 행복한 다문화가정의 뿌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올바른 다문화 가정 형성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과 방안이 넘쳐난다. 그만큼 문제와 제도적 보완점이 많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외적인 요소보다 부부 당사자의 고민이 문제점 해결의 출발점이 아닌가 한다.
사랑 없는 결혼은 성의 교환수단으로 전락한다. 국제결혼이 인신매매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시키지 못한다면 성 착취, 성 폭력이란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부부 당사자가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첫 만남 순간부터 인격적인 맞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단추가 잘못 꿰진 더러운 옷을 벗고 새 옷으로 첫 단추를 다시 꿸 때다. 여가부의 분발이 기대된다.
유성호 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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