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건희 복귀'…삼성, 투자 물꼬 터졌다

17일 반도체, LCD 투자 계획 발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24일 경영에 전격 복귀한 이래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연이은 대규모 투자 소식

삼성전자는 17일 경기도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반도체라인 기공식을 갖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이건희 회장도 참석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에만 10조 원 안팎의 투자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2008년의 연간 투자 규모인 14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LCD 등을 합하면, 그 규모가 2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많다.

이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 등 부품의 공급부족 현상 때문이다. 현재 최대호황을 맞고 있지만, 또 언제 불황이 찾아올 지 예측이 어려운 것이 반도체 업황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고객사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것을 넘어 시장 상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정도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황 덕에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 의지'를 꺾을 수준의 규모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삼성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 및 헬스케어 신수종 사업에 총 23조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분야에서다.

이건희 회장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라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의 결정은 사실상 이건희 회장의 첫 공식업무였는데, 그것이 신수종 사업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4일에는 삼성전자가 올해 전략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3D TV의 콘텐츠 관련 협력 계획을 밝혔다. 현재는 사실상 3D 콘텐츠가 전무한 상황. 이때 하드웨어(삼성전자) 및 방송장비(아바타 촬영팀), 소프트웨어(SM엔터테인먼트) 진영간 협력은 유의미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건희 회장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

재계 및 관련업계는 특히 그 결정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같은 수준의 투자는 사실상 이건희 회장만이 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책임 소재' 때문에 계열사 사장 수준에서는 내릴 수 없는 판단이란 얘기다.

실제 지난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래 삼성그룹에는 이렇다할 대규모 투자 발표가 없었다. 이는 그간 삼성그룹 안팎에서 들려오던 경영 복귀에 대한 논리의 축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반도체, LCD 등 주력 부품라인의 증설은 최고수준의 결정으로 알려져 있다.

신수종 사업 역시 연평균(2조3000억 원)으로 따지면 그리 크지 않은 수치이지만, 사업의 콘셉트가 바뀌는 길목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신수종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 논의가 있을 수 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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