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3개월 만에 위안화 절상을 단행했다.
지난주말 중국 인민은행은 환율 시스템 개혁과 환율 유연성 확대를 추진, 관련변동환율제로의 복귀를 선언한 바 있다.
이어 22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일대비 0.43% 내린 달러당 6.7980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2005년 7월 관리변동환율제 채택 이후 최대폭으로 절상한 것이다.
유로화에 대한 위안화 기준환율은 전일 1유로당 8.4825위안에서 8.3816위안, 엔화에 대한 환율은 100엔당 7.5500위안에서 7.4740위안으로 각각 낮췄다.
인민은행 측은 "환율 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다"고 강조함에 따라, 앞으로의 절상 흐름은 완만한 진행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절상에 대해, 시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4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 위안화 절상 배경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수용하게 된 데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물가상승 압력을 제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한편, 수출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된 것이 결국 중국으로 하여금 위안화 절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올해 연간으로 달러화 대비 위안화 절상 폭은 3% 정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 또한 세계 경제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중국에 대해 "인플레이션 및 자산버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게 됐다. 또한 대출금리 인상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게 되어 통화 긴축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안정적인 내수주도의 성장기반을 다지면서 과도한 수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축소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EU 등 선진국 수출제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선진국 경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다. 글로벌 교역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선진국이 디플레이션 상황을 탈피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고 예상했다.
결국,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성장동력 중 일부를 선진국으로 전이시키면서 세계경제가 보다 균형적인 성장을 하는 데 일조하는 한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원화 강세…연말 1050원대 전망도
위안화 절상은 원화의 동반강세를 가져오는 요인이다.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고조되며 절상 영향이 시장에 선반영됐던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 대비 30.60원 급락하기도 했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은 최근 글로벌 환경 하에서 동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을 의미한다"며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선진국들의 사정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PIGS발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 시점에 접어든 상태에서 원·달러 환율에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금융시장 분위기가 안정된 상황에서 나온 뉴스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에는 좀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의 회복과 우리 경제의 회복세는 밀접한 정( )의 관계이며, 환율은 결국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점을 감안할 때 원화 강세는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추가 위기가 불거지지 않은 하에 하반기에도 펀더멘털이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보다 가팔라지면서 연말에 1,050원까지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증시에는 ‘일장일단’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이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원화의 절상을 통해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밝혔다.
원화의 추가절상 가능성은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에게 초과 수익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지난 11일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보이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 및 천안함 사태에 의한 환율 급등과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의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6~7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 등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며 환율이 급등했던 시점 직후에도 외국인들의 코스피 대량 순매수 현상이 나타났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둔화가 우려된다. 박 연구원은 "과거 위안화 절상이 있었던 2005년을 살펴보면, 위안화가 절상되는 초기에 수출증가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번 위안화 절상이 2005년과 같이 중국 수출 증가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3분기 중 국내 경기모멘텀이 둔화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는 한국 수출 증가율의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기모멘텀 측면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과거 두 국가간 수출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서로 비숫한 양상을 나타내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주로 원자재와 자본재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이 감소할 경우 대 중국 자본재와 원자재 수출 역시 감소하게 되어, 중국 수출 증가율 둔화가 한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 중국 소비 증가 수혜전망 ‘우세’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은 중국 소비자 및 기업의 구매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중국에 최종 소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은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물동량 증가 수혜산업으로 해운, 원화 강세 수혜 산업으로 항공 및 여행, 내수 확대 수혜주로 음식료 및 의류, 인플레이션 헷지 산업으로 철강 및 화학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면 IT·자동차 섹터는 이미 빠른 성장세가 시현되고 있는 대표적인 소비 품목이기 때문에 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한 "위안화 절상 이후 중국에서 기대되는 또 하나의 변화는 기존의 부유층 중심 소비가 중산층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며 "2003~2004년 중국 소비 시장의 초기 성장 단계에서 부각됐던 음식료, 의복, 화장품과 같은 필수소비 성격의 제품들이 다시 한번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위안화 절상의 소비 영향에 대한 중립적인 시각도 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5년 위안화 평가절상이 진행된 이후 중국 소비는 소폭 개선됐으나 성장 기여도는 하락했다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안화 절상은 원화강세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 업종의 저평가를 해소시킬 수 있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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