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동서식품 안전 불감증 '심각'…이물질 검출 등 규정 미준수 사례 '속출'

김새롬 기자

동서식품(대표 이창환)이 식품 이물신고를 받은 후 24시간 내에 보건당국에 보고를 해야 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 규정을 위반하고도 처벌을받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 3월말 자사 커피브랜드 일부 제품에서 검은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았다.

그러나 소비자 신고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이 넘도록 식약청에 이물보고를 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회사 측에 이물 혼입 경위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한 경우 회사는 이물에 대한 발생 원인을 규명해 15일 이내에 소비자에게 직접 알려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는 3개월이 지나도록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올해 도입된 24시간 규정은 금속이나 유리조각 등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나 손상을 줄 수있는 이물, 동물의 사체 등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이물, 기타 인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섭취하기에 부적합한 이물 등을 발견해 신고를 받은 경우 24시간 내에 관할 시·군·구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동서식품이 처벌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이물 발생 사실을 확인하는 시점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은 식품업체 직원이 이물을 회수한 시점이 아닌, 회사 본사 또는 생산 공장 등이 이물을 확인한 때 로부터 24시간 이내로 정해져 있다. 이를 악용해 동서식품에서는 이물이 다른 공장으로 보내져 다시 옮겨 오는데 시간이 소요된 것일 뿐 24시간 내 보고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또한 식약청에서도 소홀한 태도로 일관해 기업에 눈감아 주는 것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의무 사항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되며 이물보고를 지연했을 경우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지연보고가 반복될 경우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이 의무사항의 허점을 이용해 악용하며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동서식품의 안전관리 소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시리얼류인 ‘모닝플러스 든든한 호박’에서 기준치를 넘는 미생물이 검출돼 회수명령을 받은 바 있으며, 2주 후 같은 제조공정을 거쳐 생산한 ‘홀앤홀 든든한 단호박 후레이크’에서도 대장균이 검출돼 품목제조정지를 당했다. 또한 지난 4월 ‘프리마’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순식물성 야자유를 사용해 트랜스지방이 없다고 홍보했으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인 포화지방이 함유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비난을 받았고, 지난해 유아용 보리차 티백에서 구더기로 보이는 이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에 식약청은 “현행 이물발생보고에 관련한 규정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지자체에서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을 봐주기 위해 24시간 내 이물보고 규정을 만든 것이 아니며 행정처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물 발견에 대해서는 “제품이 개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물을 발견하면 제품 그대로, 개봉된 상태에서 이물을 발견했으면 비닐 랩 등으로 밀봉하고 사진, 영수증 등과 함께 보관해줄것”을 당부했다.

식약청에 접수되는 이물질 발견신고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에 식약청에서는 이물질 발생 사고를 막기 위해 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하고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경우 제조업체가 해당 제품을 국내외 공인검사기관에서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강제 검사명령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연간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식품업체나 식약청이 지정하는 업체는 식품 제조, 가공, 조리, 유통 단계의 위생관리수준을 정기적으로 평가받게 되며 위생수준안전평가제를 도입해 평가 결과가 우수한 업체는 공표하고 판매 제품에 우수업체 표시 및 광고를 2년 동안 허용한다.

식약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재 식품에 대한 안전관리 부분은 처벌이 미약하다. 올 초 시작된 규정도 이제 6개월째에 접어들어 시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규정뿐만 아니라 신뢰가 가장 중요한 먹거리에서 계속 불신을 낳고 있는 식품업계의 반성과 각성이다. 소비자의 불만을 접했을 때 피하고 변명하기 보다는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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