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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친왕비 가혜 이방자(李方子) 여사를 모시며 자행회(慈行會)의 주요 업무를 도맡아했던 창립이사인 김수임(90) 여사는 한일친선과 장애인을 위해 사신 그분의 여생이 너무가 감동적이었다고 고백했다. ⓒ윤현규 기자 |
재경일보는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비운의 역사의 증인이었던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인 가혜(佳惠) 이방자 여사가 영친왕비가 아닌 독지가로서의 또다른 삶에 대해 재조명 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지는 이방자 여사가 여생을 바치며 한·일 우호증진과 장애아의 복지 향상을 위해 설립한 자행회(慈行會)를 함께 만들고 운영했던 자행회 창립이사 김수임(90) 여사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이방자 여사의 행적과 뜻을 되돌아 봤다(편의상 이방자 여사는 '가혜 여사'라 통칭함).
자택에서 만난 김수임 여사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가혜 이방자 여사와 함께 자행회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하나하나 연도부터 이름까지 명확히 설명해 나갔다.
“장애인인 아들 때문에 비(妃) 전하를 만나게 됐어요. 아들이 국립농아학교를 65년에 졸업하고 장애인이지만 교사로 은사의 학교에 있는데, 이방자 여사가 영친왕의 뜻을 받들어서 사회복지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견학을 오셨다가 거기서 저와 만나게 됐어요. 당시는 장애자 문제에 대해 한국은 불모지였고, 이런 실정에서 장애자 아들을 교사로 진출시킨 것에 대해 매우 놀라워하셨어요”
김 여사는 1965년 가혜 여사를 만났고 이듬해인 1966년 자행회를 창립했다. 당시 이방자 여사에 대해 “여신을 만난 듯했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가혜 여사와 김 여사는 모두 손기술이 좋아서 밤낮으로 물건을 만들어 바자회를 열었고 이를 통해 모금활동을 했다고 한다.
황태자비에서 일개 여인으로 변모(?)한 가혜 여사의 모습에 대해 김 여사는 “바자회 준비로 손수 물건을 만드시느라 '비 전하'(김수임 여사는 가혜 여사를 이렇게 불렀다) 손과 발이 부르트고 말이 아니었어요……” 김 여사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김수임 여사는 자행회에 이어 가혜 여사의 뜻을 담아 설립한 자혜학교를 만들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마에다 주한 일본대사 부인이 적극 도와 주셨어요. 그리고 엄정복(자행회 2대 회장) 씨와 송연옥, 김명숙, 남궁영, 명계춘 씨, 그리고 저와 이방자 여사까지 7명이 학교를 수원시 우만동에 부지 4천평을 계약하고 학원인가를 요청했는데 인가는 떨어졌는데 그 부지를 사기당한 거에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비 전하와 모두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저와 같이 개성출신인 박철준 씨란 분이 아무 조건 없이 부지 1,500평을 기증해 주셨어요. 이날 창립멤버 7명 모두가 무릎 꿇고 눈물 흘리며 감사했었죠. 그렇게 박철준 씨가 자혜학교 설립의 결정적인 도움을 주셨죠. 당시 정말 어려운 시기에 큰 땅을 주신 것이니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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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친왕비 가혜 이방자(李方子) 여사와 함께 했던 한일친선을 위해 일했던 일들을 소개하며 지금 자행회가 이런 이방자 여사의 유지를 받들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김수임 여사는 지적하고 있다. ⓒ윤현규 기자 |
“지금의 자혜학교가 있을 수 있었던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에 대해 작은 동상이라도 제대로 세워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기억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마땅한 도리죠”
이런 뜻에서 김 여사는 이미 4년전 박철준 씨의 동상을 자비를 털어 직접 제작해 학교에 기증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측은 영친왕 내외의 동상을 만들어 모시기 전까지는 박철준 씨의 동상을 모실 수 없다며 이를 방치하고 있다.
김수임 여사는 "비 전하께서는 궁중의상 전문가로부터 공증까지 받아 궁중의상을 직접 제작했다"며 "생전에 ‘궁중의상패션쇼’를 비롯해 다양한 바자회를 통해 자혜학교와 농아학교에 기부를 많이 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그 때 만든 궁중의상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며 "지난 5월 자혜학교에서 개관한 ‘가혜기념관’이라는 곳에 가보니 원본이 아닌 최근에 새로 제작한 듯한 의상을 전시하고 있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학교측은 70년대 가혜 여사가 직접 제작해 패션쇼를 했던 궁중의상 원본에 대해서 ‘잘 보관하고 있다’고만 밝힐 뿐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는 것이 김여사의 주장이다.
김수임 여사는 인터뷰 내내 90세라는 연세를 잊은듯 '이방자 여사의 영혼과 늘 통한다'며 그 때의 기억들을 생생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증언했다.
끝으로 김수임 여사는 가혜 이방자 여사 생전 자행회는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한일 친선의 가교'였다며, 심지어 일본에도 자행해 지부를 설립하고 매년 모임을 통해 한일간의 우의를 다졌다고 했다.
하지만 자행회(現 회장 박명혜)측은 한일간 친선을 위해 힘썼던 이방자 여사의 행적에 대한 취재요청에 "현재 자행회는 이와 관련된 자료가 없다"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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