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지리산 둘레길 사업자 선정 “아무래도…”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기자
5년간 100억원 사업을 설립 한 달도 안 된 민간단체 ‘숲길’에 맡겨
사업실적은 물론 장비도 없어…사업비 유용해도 눈감는 산림청

 

최근 제주 올레길이나 북한산 둘레길 등 걷기 문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둘레길’의 원조 격인 지리산 둘레길(환지리산트레일 조성사업) 사업의 사업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려 1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사업에 설립된 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단체가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더욱이 이 단체는 사업실적이나 장비도 없는 민간단체였던 것으로 들어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성윤환(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열린 산림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의혹을 제기했다.
성 의원에 따르면 녹색사업단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지리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시행 중이며, 5년간 100억원을 투입해 경남, 전남북 3개도 함양·산청·하동, 구례, 남원 5개 시·군에 300km의 숲길을 조성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 사업의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사업실적이나 장비가 없는 민간단체 ‘숲길’에 위탁해 설계, 시공 및 관리를 일괄 실행하고 있다. ‘숲길’이 사업자로 선정된 시점은 2007년 2월28일. 그런데 ‘숲길’은 같은 달인 2007년 2월2일 설립된 단체라는 게 성 의원의 설명이다.


성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리산 둘레길 조성 사업자 ‘숲길’은 산림청의 사업자 선정 직전에 갑자기 설립된 사단법인으로서 시공실적이 전혀 없는 비영리단체인데 어떻게 그런 단체가 사업자로 선정되었는가 의문”이라며 “녹색자금 운용·관리를 심의하는 녹색자금운용심의회에서도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채 사업비 100억원의 지원이 확정됐다. 사전에 특정인에게 공사를 맡기기로 하고 단체를 급조한 느낌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급조된 ‘숲길’은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설계, 시공, 관리를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간의 사업진행 상황을 밝혀야 한다”면서 “100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을 사전에 미리 사업자 선정을 해놓은 뒤 단체를 급조하고 제대로 된 심의 한번 없이 위탁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후의 ‘숲길’에 대한 사후관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 의원에 따르면 ‘숲길’이나 ‘한국녹색문화재단’ 등 사업자가 지난 2007년에서 2008년까지 총 68억9700만원의 녹색자금을 지원받고, 그중 7억5300만원을 사업의 목적과 전혀 관계가 없는 상근직원 인건비 및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사업단은 목적 외에 사용된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형식상 청렴의무 이행협약만 체결한 채 그대로 방치하면서 자금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 의원은 “‘숲길’은 사업자 선정시 사전결정 의혹이 있는 단체로서 사업비도 목적 외에 사용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산림청이 이들에게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마땅히 사업비를 회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산림청은 산림환경 보호 및 산림기능 증진, 해외산림자원 조성 등에 사업비를 지원키 위해 녹색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녹색자금은 녹색자금운용심의회에서 자금의 운용·관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있으며, 녹색사업단에서 녹색자금 운용·관리와 해외산림자원 사업을 수행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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