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고객에 1조이상 부당전가된 근저당설정비 반환되나

법원 "은행 비용까지 고객이 부담케 한 대출 약관조항은 무효"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최근 법원이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고객이 부담하게 한 대출 약관조항은 무효라고 최종 판단한 가운데, 불공정 약관에 따른 부당한 비용부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선숙 의원(민주당)은 "해당 약관은 이미 정부기관에서 불공정한 약관조항으로 규정했으며, 이번 판결은 정부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최종 판결한 것이다"며 "무효 약관에 근거해 거래 고객이 부담한 근저당 설정비용 반환청구도 가능하다. 소비자 단체소송이나 은행업 감독규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법원은 근저당 설정비를 실질적으로 고객이 부담하도록 하는 '은행여신거래 표준약관'(이하 은행약관) 관련 조항은 구 약관법 제19조의2 제3항의 '불공정 약관조항'에 해당된다고 최종 판결했다.

법원은 "대출거래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은행이 그 지위를 이용해 대출 관련 부대비용 중 은행이 부담해야할 비용까지 고객으로 하여금 부담하게 하거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방법 등으로 사실상 이를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조항이다"며 "근저당권설정비는 은행부담, 인지세는 50%씩 부담으로 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은 정당한 것이다"고 판시했다.

근저당권 설정비를 고객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현 대출 약관이 약관법의 불공정 약관조항에 해당된다는 판단은 2006년 3월 감사원의 통보 및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권고는 물론, 2008년 1월30일 공정위에서 의결된 바 있다. 하지만 은행권이 소송을 제기했고, 이번에 최종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박선숙 의원은 "판결문에서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조항이라 지적한 것은 약관법 제6조제2항에서 규정한 '공정성을 잃은 조항'에 해당되며, 이는 제6조제1항에 근거해 무효조항이 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약관에 따라 근저당 설정비를 부담했거나, 은행이 근저당 설정비를 부담하는 대신 가산금리를 부과받은 고객은 '근저당권설정비용 부담 조항' 등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소송을 통해 그 무효를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근저당설정비용을 부당하게 부담하거나, 대신 가산금리를 부과받은 고객은 소비자 기본법 제70조에 따라 단체(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금융당국은 은행법 감독규정 제86조(약관의 작성 및 운용기준), 제87조(심사기준)에 근거, 약관법을 위반한 대출 약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공정위는 2008년 2월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가계 및 기업에 2006년도 기준으로 연간 최대 1조421억원, 5661억원 등 총 1조6082억원에 이르는 부대비용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공정위가 사용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2010년도에 고객이 부당 부담한 비용은 가계만 1조3657억원에 달한다. 근저당권설정 부대비용 항목별로 보면, 2010년도 기준으로 은행들은 자신들이 부담했어야 할 등록면허세 6829억원, 지방교육세 1366억원을 가계부문 고객들에게 전가했다.

박선숙 의원은 "금융당국은 은행업감독규정에 근거해 감사원의 통보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권고, 공정위의 판정 이후에는 은행의 기존 대출약관에 대해 심사를 하고 해당 조항의 개정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했다.

또한 "법원의 판결과 무관하게 행정의 일관성을 위해 필요한 약관심사를 했어야 했으며, 공정위의 개정에 대해 소송 중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고 해도 대법원의 파기환송이 있던 2010년 10월 이후에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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