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IPA 말바꾸기 “목재단지 아니다”

서범석 기자
“목재 전용지역 지정일 뿐…물류업체도 목재화물만 취급하면 된다”
대한목재협회 “IPA서 긍정검토 하고 있어…항의집회 무기한 연기”


인천 북항 목재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가운데 사업 주관사인 인천항만공사(IPA)가 말 바꾸기에 나서고 있지만, 인천 업계를 대표하는 대한목재협회의 이에 대한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IPA는 지난달 4일 3만4000여 평으로 목재단지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상당부분 축소된 ‘인천 북항 항만배후단지 입주기업 선정 입찰 공고’를 낸 바 있다. 더욱이 입주기업 선정 기준에 있어 컨소시엄 대표 주관사의 지분율을 51% 이상으로 하고, 목재업체뿐 아니라 하역 및 운송업체까지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목재업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목재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위주로 발전해 온 인천지역 목재산업의 특성을 무시한 이번 IPA의 입주기업 선정방식으로는 목재업체들의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집적화를 통한 목재산업 발전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불만이다.


A구역과 B구역으로 각각 나뉘어진 목재부지는 지분율 제한 때문에 최대 10개 업체만 참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인데, 이 경우 이렇게 많은 부지면적을 자체 소화할 수 있는 인천지역 목재업체는 세 개 업체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대한목재협회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IPA가 입찰 공고 이전에 대형 물류업체에 몰아주기 위한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나무신문 4월25일자 참조 QR코드>


협회에서는 지난달 22일 IPA에 면담요청을 하고 △목재부지 면적 확대 △공동사업자 대표주관사 지분율 51% 이상 조건 철회 △하역/운송 등 물류업체 참여 금지 △책임자 문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협회는 또 27일에서 29일까지 IPA 정문에서 이를 관철키 위한 집회신고를 관할 경찰서에 접수했다. 그러나 26일 현재 협회의 항의집회는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협회에 따르면 26일 IPA로부터 대표주관사의 지분율 조건 완화와 물류업체 참여 금지에 대한 긍정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IPA로부터 대표주관사의 지분율을 30%로 낮추고 물류업체의 참여는 철회할 수 없지만, 심사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협회에서는 지분율을 20%로 더 낮추고, 물류업체 참여 배제를 문서화해 줄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IPA가 협회의 요청에 대해 (만족할 수준을 아니더라도)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27일에서 29일 예정돼 있던 항의집회는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IPA의 설명은 협회의 이와 같은 설명과 사뭇 달랐다. IPA는 26일 협회의 요청에 대해 ‘담당자 선에서 검토되고 있을 뿐’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IPA 담당자 하이레 대리는 “대표주관사의 지분율 축소와 물류업체 참여 배제는 담당자인 내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윗선에) 결재가 올라간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하 대리는 또 “(북항단지는) 항만배후단지로 지정한 것이지 목재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아니며, (항만배후단지 내에) 목재 전용 지역을 지정한 것 뿐”이라며 “목재업체든 물류업체든 목재화물만 취급하면 된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북항 배후단지는 ‘목재단지 조성이 아니다’는 IPA의 입장은 그간의 추진과정에 비춰볼 때 사실이 아니라는 게 업계 전반의 지적이다. 목재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말 바꾸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


인천 북항 배후단지는 지난 2001년 당시 해양수산부 발표에 따르면 23만평 모두가 원목야적장 등 목재산업단지로 활용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으며, 올해 1월27일 IPA의 제66차 항만위원회 회의록에도 ‘목재단지’라는 용어가 분명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나무신문 4월25일자 참조 QR코드>


이에 앞서서 지난 2009년 11월 IPA가 산림청과 공동으로 실시한 인천 북항 항만배후단지 입주수요조사에 대해, 당시 인천항만공사 미래전략팀 이원홍 부장은 “배후단지 면적은 총 17만평 규모이며, 조립가공 부지는 10만평 내외가 될 것”이라며 “단지 조성의 취지가 제조업을 전문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으므로, 제재와 같은 ‘목재가공산업’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장은 또 “2007년 산림청의 요청으로 이번에 ‘목재가공단지’ 조성을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목재가공단지’ 면적에 대해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수요조사를 통해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나무신문 2009년 11월 16일자 참조 QR코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항 배후단지는 시작 당시부터 꾸준하게 ‘목재단지’를 염두에 두고 추진돼 왔다. IPA가 이제 와서 이를 부인하는 것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목재업계의 불만을 피해가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며 “목재협회는 더욱 강력한 방법으로 목재업계의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북항단지의 재임대에 대해 IPA 관계자는 “입주업체가 (재임대 등) 사용목적과 다르게 사용한 때에는 항만배후부지 관리지침에 따라 ‘입주 취소 내지는 임대료 상향조치’에 처해지게 된다”고 밝혔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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