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목재산업 발목잡는 ‘선의의 조세제도’?

서범석 기자
의제매입세액공제, 원목 생산 특성 제대로 반영 못해
건축주직영부가세면제, 미등록 부적격 시공자만 양성

 

투명한 시장발전을 견인해야 할 당국의 조세제도가 오히려 건전한 목재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농업 및 축산업, 수산업, 임산업을 보호육성하고 이를 원재료로 제조, 가공하는 업체의 활성화를 위해 중간단계에서 면세를 적용하고 거래단계에만 과세함으로써 최종 소비자의 세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한 의제매입세액이 원목 생산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공제율 적용으로 관련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다.


또 일정 규모 이하의 건축물 공사에 있어 건축주가 직영할 경우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 건설산업기본법상의 건축주 직영 규정이 오히려 무자격 건설업자들의 가격경쟁력만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한국목재칩연합회(회장 최원규)에 따르면 임산물에 대한 현행 공제율은 2/102(약 2%)이 적용되고 있지만, 실제 원목 생산과정에서의 투입 세액은 5/105(약 5%)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산 원목을 이용하는 가공업체들의 원가상승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는 원목생산은 다른 농축산물에 비해 중장비 등의 투입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국민대 산림과학연구소에서 실시한 ‘신 산림사업 부산물 처리방법 개선 시범사업 실증연구’에 따르면, 원목생산 중간단계에서 투입된 부가가치세액이 총 비용에서 5.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이에 따라 목재칩연합회는 “농축수산물은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대부분의 비용이 면세로 공급되고 있으며 자본 회임기간도 수 년 미만인데 비해 원목은 생산비용의 5.1%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고 있으며 자본 회임기간도 20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연간 예상수익률(임목생장율)도 4~5%에 불과함에도 동일한 공제율을 적용함으로써 산업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며 “국내 원목 생산과정에서 투입되는 부가가치세의 적정한 환급을 기하고 임산물 제조, 가공업체의 활성화를 통해 산림소유자에 대한 소득증대 및 최종 소비자에 대한 부가세 부담 경감을 위해 임산물에 대한 의제매입세 공제율을 현행 2/102에서 5/105 이상으로 상향조정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림청 목재생산과 김태호 사무관은 “이 문제를 가지고 기획재정부 담당 사무관을 만나 협의했지만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면서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보여 왔으며, 특히 원목 생산과정에서 면세유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 하고 있는 문제점 등을 종합한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산업기본법은 주거용 661㎡와 비주거용 495㎡의 건설공사는 부가세 없이 건축주 직영으로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기준 순수 단독주택 건축주 직영시공 건수는 15만호에 달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중 대부분이 건축주 직영을 위장한 미등록 사업자들의 도급 공사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목조주택이 부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들 부적격 시공자들에 의해 건축되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때문에 건축비용의 10%를 부가세로 납부해야 하는 정상적인 목조건축 시공업체들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부적격 시공자들의 부실시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사)한국목조건축협회(회장 박찬규) (사)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회장 김광중) (사)한국목구조기술인협회(회장 김헌중) 등 목조건축 3단체는 긴급회동을 갖고 ‘건설공사 시공자 제한규정’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3단체는 “(대부분 건축주 직영공사는) 건축주가 ‘시공자’로 위장신고 한 후 비사업자에게 불법 도급한 공사”라며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이들 미등록 사업자들 때문에 정상적인 사업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나아가 “비사업자에 의한 시공은 부실시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해 결과적으로 건축주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선량한 사업자의 성장을 방해하고 소비자들의 피해를 야기시키고 있는 현행 ‘건설공사 시공자 제한규정’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이전제 회장은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이와 같은 제도는 반드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건축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재의 무자료 거래를 없애는 등 (부적격 시공업자 퇴출을 위한) 목조건축업계의 자정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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