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저축은행 BIS 비율, 건전성 판단 절대 기준 아냐

이형석 기자
최근 국내 저축은행들의 경영실적 공시 결과, 저축은행 3곳 중 2곳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어 비교적 우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BIS 비율이 5% 이하인 저축은행은 두 곳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의 저축은행은 대부분 아주 우량한 상태나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상반기에 부산저축은행 등이 영업정지되고 하반기에도 7개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되어 저축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도로 치솟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결과로만 놓고 보면 괜한 호들갑을 떤 모양이 됐다.

저축은행들도 이번 공시를 내놓으며 BIS 비율이 5%가 넘는 안전한 은행이라고 자신의 은행을 광고하고 있다.

물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경영지표 중 하나다. 그러나 BIS 비율이 높다고 100% 건전한 은행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다.

지금까지 BIS 비율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져 왔다. BIS 비율이 1% 이하면 금융당국에 의해 영업정지를 당해 문을 닫아야 하고, 5% 이상이어야 금융당국이 부실저축은행에 내리는 적기시정조치를 면할 수 있으며, 8%가 넘어야 우량 저축은행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생존이 바로 BIS 비율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저축은행 고객들도 BIS 비율이 높을수록 우량 저축은행이라고 믿고, BIS 비율이 높은 저축은행들에 적극적으로 예금해왔다.

그러나 이번 저축은행들의 BIS 비율은 응급처방으로 개선된 면이 크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자산규모 1위 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도 사옥을 매각하는 등 극약처방을 해 겨우 영업정지를 면했으며, 다른 많은 저축은행들도 영업정지를 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한편, 부동산(사옥, 건물, 땅) 등 팔 수 있는 것은 다 내다팔아서 가까스로 BIS 비율을 끌어올렸다. 이번 공시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속살이 드러나면 금융당국에 의해서 시정조치나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고, 나쁜 지표를 보고 고객들의 뱅크런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치게 높은 BIS 비율은 저축은행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는 은행이라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이 저축은행은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번에 BIS 비율이 무려 90.77%라고 공시해 BIS 비율 1위 저축은행으로 나타난 삼보저축은행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은행이다. 

BIS 비율은 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을 대출이나 보증 등을 포함한 위험 가중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따라서 BIS 비율이 높다는 것은 위험자산이 적거나 자기자본이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자기자본이 많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 없지만, 위험자산이 적다는 것은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하지 않는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저축은행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투자 자체를 잘 하지 않는 은행이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보다도 신용도가 떨어지지만 고리로라도 대출을 받기를 원하는 자금 수요가 긴박한 사람들에게 대출 등을 해주는 것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주 수익사업이 시중은행보다 다른 은행상품보다 위험도가 더 큰 대출에 많이 집중되는 것이다. 따라서 저축은행이 위험자산이 지나치게 적다는 말은 제대로 영업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이라면 BIS 비율이 10~15%대인 것이 적당하다”며 “BIS 비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영업을 하지 않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저축은행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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