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미국 경기 회복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상 4번째로 많은 약 9조원의 배당금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투자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불건전한 형태인데다 내국인들이 외국계 기업에 투자해서 받은 배당금은 외국인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국부유출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재정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유럽에서 당한 투자 손실을 국내에서 만회하기 위해 내년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 요구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에 있는 기업과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받은 배당액(투자소득배당지급)은 총 67억3천만달러(약 7조4천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배당이 연말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전체 외국인 배당금은 9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국인과 외국인의 국외투자 배당의 불균형이 점점 심화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내국인 배당금은 4년째 외국인 투자자의 절반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지만 외국인 배당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당금은 대부분 국내에 투자되지 않고 국외로 송금되는 탓에 국부유출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이 기업에서 수익이 생기는 대로 배당 형태로 가져가는 것은 주식 등 증권 투자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외국계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상품가격을 올리거나 국내 지점을 폐쇄하면서 정작 본사에 대규모 배당을 하는 `먹튀' 행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담배제조업체 BAT 코리아는 실적 악화를 이유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사 담뱃값을 200원 올려놓고 국내 영업에서 남긴 순이익 122억원을 모두 배당을 통해 본국으로 내보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27개 지점을 폐쇄한 SC제일은행은 영국 본사에 이미 1천억원의 배당금을 송금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인 1천300억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초 고배당 압력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세계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올해보다 더 악화돼 배당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유럽에서 큰 피해를 본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배당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 기업들의 2011회계연도 결산이 있는 내년 1분기가 배당에 있어서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외국인 배당은 환율과 경상수지에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에 외국인 배당 등을 이유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통산 3~4월에는 배당금 송금 수요가 발생해서 환율이 오른다. 대내외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으나 북한과 유럽위기가 고조되면 환율 급등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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