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경남 밀양의 보라마을에서 70대 한 노인이 분신 사망하면서, 고압 송전로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가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16일 오후 경남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 인근에서 이모(74)씨가 송전선로 설치를 반대하다 공사부지 인근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후 분신했고, 이씨는 분신 직후 숨졌다.
그는 한전이 동원한 용역들에 맞서 마을 주민들과 저항하다가 혼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분신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전력의 송전을 위해 76만5000볼트(765kV)의 초고압 송전철탑들을 세우는데도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와 보상을 시행하지 않은채 공사를 밀어붙였던 것이 화근이었다.
18일 마을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한전은 16일 새벽 4시 용역 50여명을 배치하고 공사를 시작했고, 주민 40명이 한 시간 정도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마을 주민 배모씨는 이 상황에 대해 "용역들이 어르신들을 들고 나오는데 기가 찰 노릇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에게 마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문자메시지로 알렸는데 '새벽 4시부터 용역을 데려와 70·80대의 늙고 병든 주민을 돌로치고 돼지 들듯 했다'고 보냈다.
특히 그는 '약 2개월전 철탑공사현장에서 입에담지 못할 성폭언과 폭행을 했다', '한명은 다리를 찢어놓고 또다른 남자는 주먹으로 음부를 때리고 발로 짓밟았다'는 등의 내용도 적어, 파문이 불가피해 보인다.
고인이 된 이모씨는 자신과 동생의 논이 포크레인으로 파헤쳐지는 현장을 보며 고통스러워했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두 차례 정도 분신을 시도했지만 주민들의 만류로 위기를 모면했었다.
그는 공사를 마친 한전 직원을 향해 "일을 마쳤으니 이제 내 논에서 포크레인을 빼라"고 요구했는데, 직원들은 "내일도 계속 작업해야 하니 그럴 수 없다"고 대꾸했다. 실랑이 끝에 이씨는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공사현장에서 300미터 떨어진 마을 어귀 다리근처에서 결국 분신하고 말았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은 경찰이 시신을 감쌌던 이불을 걷어내고 영장까지 들고와 '휘발유를 끼얹는 모습을 본 증인이 없기 때문에 분신했다는 증거가 없고, 추워서 불을 쬐다가 실수로 불이 옮겨붙은 사고사다. 누군가에 의한 타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시신을 가져가서 부검을 하겠다'며 달려들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주민은 "경찰이 또 사건현장을 훼손하고 은폐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한전과 주민들간의 물리적인 충돌은 2005년말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인데, 밀양지역 5개면 130명의 주민이 한전 측의 고소·고발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의 한전 및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이미 극에 달해있다.
한편, 한전은 올해 말까지 철탑 161기를 세워 부산 기장군과 울산시 울주군, 경남 양산시·밀양시·창년군 등 5개 시·군을 연결하는 90.5km의 송전선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선 공사 강행, 후 보상 협의'의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자파 피해는 물론 토지의 매매 및 담보대출이 전혀 안돼는데 반해 전력선이 통과하는 '선하지' 바깥쪽 좌우 3미터 범위만 보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최고 90미터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방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0년말 국민권익위원회가 765kV 송전선로 선하지에 대해서는 매수보상에 준해 보상하는 개선안을 권고했지만, 관련 법안은 지금까지도 국회 계류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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