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삼성전자, 삼성화재에 '보험 몰아주기'…3년간 782억 더줘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삼성전자 등 삼성 4개 계열사가 삼성화재에 '기업보험 몰아주기'를 해왔던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경제개혁연대는 이건희 회장 등 삼성전자의 전현직 임원 9명을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이날 경제개혁연대와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삼성화재 기업재산종합보험을 가입하며 출재수수료를 과다하게 지급함으로써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

공정위 사무처의 심사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기흥 반도체 공장과 구미 휴대폰 공장에 대해 삼성화재에 기업보험을 가입, 총 2581억5000만원의 보험료를 지급했으며 가입금액은 약 143조원에 달한다.

공정위 사무처는 기업보험의 보험요율을 구성하는 출재수수료 비율을 기준으로 전체 보험료의 과다함을 입증하기 위해 ▲삼성화재에 가입한 비계열 유사 보험물건의 출재수수료 비율 ▲타 화재보험사에 가입된 유사 보험물건의 출재수수료 비율 ▲삼성전자의 출재수수료 비율과 다른 보험물건들의 평균 출재수수료 비율 ▲재산종합보험 담당자들의 기대출재수수료 비율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가 삼성화재에 가입한 기업보험의 출재수수료 비율은 29.3~42.1%임에 비해, 삼성화재에 가입한 유사 보험물건(개별 물건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상하위 50% 이내인 보험물건·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경우 이에 해당하는 보험물건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보험료 100억원 이상의 보험물건) 출재수수료 비율은 1.0~5.3%에 불과했다.

또한 타 화재보험사에 가입된 유사 보험물건의 출재수수료 비율은 0.7~19.6%였고, 삼성화재의 비계열 물건과 타 화재보험사의 계열, 비계열 물건에 대한 평균 출재수수료 비율은 5.9~19.0%에 불과해, 삼성전자의 기업보험 출재수수료 비율이 일반적인 수준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전자의 삼성화재에 대한 기업보험 출재수수료 비율(단위: 백만원,%)
▲ 삼성전자의 삼성화재에 대한 기업보험 출재수수료 비율(단위: 백만원,%)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연 8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오로지 삼성화재에만 견적을 받아 고액의 보험료를 납부한 것은 결국 계열사인 삼성화재를 지원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정위가 입수한 삼성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화재는 사전에 회의를 통해 재보험 관련 수수료 수준을 협의했으며 삼성전자는 삼성화재에 보험을 가입함으로써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 수준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후인 2008년에는 출재수수료 비율이 전년에 비해 10% 이상 떨어졌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삼성전자 등이 계열사인 삼성화재를 위해 출재수수료의 형식을 빌려 막대한 현금을 지원했고, 이를 결정한 삼성전자의 임원들은 삼성화재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 혐의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가 2005년부터 3년간 삼성화재에 지급한 기업보험료 중 출재수수료 1040억3200만원은 통상적인 출재수수료(10%) 258억1200만원을 훨씬 상회한 것으로, 차액인 782억2000만원만큼 회사에 손실을 입히고 동액 상당 이익을 삼성화재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 전원회의는 사무처의 부당지원 판단에도 불구하고 행위의 부당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사건은 2007년 국정감사의 문제제기 이후 제대로 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묻혀왔다. 향후 진행될 검찰의 수사로 지난 4년간 제기된 의혹에 종지부가 찍힐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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