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휴대폰 제조사 및 이동통신사들이 제품 가격을 부풀린 후 할인해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논란이 거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총 453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문제는 삼성전자다.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 의혹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3월 공정위의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은 물론, 방해혐의 축소를 위해 허위자료까지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9일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24일 공정위의 수원사업장에 대한 휴대폰 유통관련 현장조사를 출입지연 및 자료폐기 등의 방법으로 방해했다.
삼성전자 보안담당 직원 및 휴먼·에스원 등 용역업체 직원들이 공정위 조사공무원들의 출입을 지연시키는 동안, 조사 대상이었던 무선사업부 한국상품기획그룹 부서원들은 관련자료를 폐기하고 조사대상자들의 PC를 교체했다.
또한 부서장 김모 상무는 시나리오에 따라 조사를 회피하고, 조사공무원들이 철수한 후 사무실로 복귀해 본인의 PC에 저장되어 있던 '한국 로드맵 아이폰 대응관련 보고 자료', '탭(Tab) 가격정책', '아이폰 미도입시 당사 제안내용' 등 조사관련 자료를 삭제했다.
특히 그는 "윈도우 검색기능에서 SKT 관련 검색을 해서 관련된 파일은 다 지운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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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내부 보고용으로 CCTV 영상을 캡쳐해 만들어졌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여기에 삼성전자는 공정위가 조사공무원의 출입지연 사유를 확인하고자 관련 부서가 속한 건물의 출입기록을 요청하자, 두 차례의 회의를 거친 후 당시 PC교체를 수행했던 직원 이모씨의 이름이 삭제된 허위의 출입기록을 제출했다.
조사방해 이후에는 '비상상황 대응관련 보안대응 현황'을 마련, 향후 공정위 조사시 신속한 협조보다 오히려 출입을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조사공무원이 방문한다 하더라도 사전연락이 없었을 경우 정문에서부터 입차금지 및 바리케이트 설치, 주요 파일 대외비 지정 및 영구삭제, 데이터의 서버 집중 등이 주된 내용이다.
삼성전자 측은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 및 부당 고객 유인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정위의 조사를 방해한 것을 볼 때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휴대폰 소비자들은 "우리를 속인 것이 아니고 잘못이 없으면 공정위의 조사에 협조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관련 자료들을 왜 지우느냐"고 입을 모았다. 한 소비자는 "그간 가격 의혹이 끊이지 않아왔는데 차라리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해서 자진해서 받고, 봐라 우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언론플레이를 하지 그랬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또 이날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모든 사법적, 행정적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증거확보가 관건인데, 조사방해 행위의 목적은 사실 증거인멸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추측할 수 있다"며 "증거인멸로 인해 더 큰 불법행위가 은폐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조직적인 조사방해 행위는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지난 2005년과 2008년에도 같은 행위로 각각 과태료 5000만원, 4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번 2011년의 경우에 대해서는 역대 최고액인 4억원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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