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국세청, 4대 그룹·의약·프렌차이즈업계 걸쳐 전방위 세무조사

정부 미운털만 골라 세무조사 실시?

이형석 기자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국세청이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그룹은 물론 의약 및 프렌차이즈 업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세무조사에 나섰다.

세무조사가 전방위에 걸쳐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재계는 물론 의약업계와 프랜차이즈업계 등 관련 업체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4대 그룹과 프렌차이즈 업체는 동반성장과 관련해, 그리고 의약업체는 리베이트 문제와 약값 인하와 관련해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운털이 박힌 곳만 정부가 골라서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정권 말기에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잘 이뤄지지 않아왔던 것과 4대 그룹이 공교롭게도 모두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단순한 정기 세무조사가 아니라 정권 말기 레임덕 현상을 막기 위한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국세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삼성엔지니어링, 기아차, LG전자, SK건설 등 4대 그룹 계열사 뿐만 아니라 국제약품, 유한양행 등 의약업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와 외식업체인 프로방스 등 프렌차이즈업계 등에 대해서 세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국세청은 LG전자, SK건설에 이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기아차 본사와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LG전자 세무조사는 지난 2007년 이후 5년만에 받는 정기 세무조사로, 최근 5천억원이 넘는 세금 추징을 당한 삼성전자처럼 해외현지법인과의 거래내역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100여명을 전격 투입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SK건설 세무조사는 최태원 회장 배임·횡령 혐의와 탈세 의혹 등에 대한 특별세무조사 성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K해운에 대한 세무조사가 끝난 지 한달도 되지 않아 SK건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데다 조사담당부서가 서울청 조사1국이 아닌 조사 4국라는 점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정기세무조사는 서울청 조사 1국과 2국에서 하는 반면 ‘국세청 내 별동대’라고 불리는 조사4국은 기업의 비자금 조성 혹은 탈세 등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때 사전 예고 없이 투입되는 특별세무조사 전담부서다.

특히 재계에서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의 회삿돈 유용 혐의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SK해운과 SK건설은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볼 수 있다”며 “SK해운에 대한 세무조사가 종료된 후 곧바로 SK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가 착수된 것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건설의 주요 주주와 지분율은 SK(40.02%), SK케미칼(25.42%),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9.61%) 등이다.

30일부터 조사가 시작된 기아차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세무조사는 5년 안팎으로 실시하는 정기세무조사 성격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지난 2008년,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6년에 받은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규제당국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나서면 기업이 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은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해서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약 7년만에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사안이 있어 실시된 것이 아닌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라며 세무조사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골목 상권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재벌 빵집’을 운영하고 재래시장을 고사시키고 있는 이마트 등을 운영해 정부의 표적이 된 신세계에 대해 우회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와 스타벅스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세청은 또 리베이트 제공 문제로 얼룩진 제약업계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칼을 겨누고 있다.

석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성실세무납세로 5년이라는 세무조사 면제의 혜택을 받은 국제약품은 지난 3월 중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서울국세청의 조사국이 기업의 비자금 및 탈세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를 맡은 국세청 조사국이 일반 세무보다는 별도의 계획에 따라 실시되는 내국세 범칙사건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가 지난 1971년 유한양행을 포함한 전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고 자식들 역시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중 하나로 꼽혀온 유한양행도 최근 비자금 조성 의혹과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해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이처럼 전방위에 걸쳐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관련업계도 세무조사가 불시에 시작되지 않을 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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