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삼성카드, 준법경영 원칙 지켜야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개정 금산법 부칙에 따른 삼성카드의 법위반 해소 유예기간은 4월26일까지였다.

이 기간 내에 삼성카드는 자신이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금산법 제24조에서 정한 5% 미만으로 낮춰야 했다. 하지만 5년이 경과하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유예기간 만료가 임박해 오자 서둘러 지분매각에 나섰고, 결국은 법 위반상태를 해소하지 못했다.

삼성카드는 금융회사다. 금융회사 경영의 가장 기본원칙이 되는 것이 바로 '준법경영'이다. 지난 5년동안 삼성카드의 경영진은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금산법 제24조 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삼성에버랜드 주식은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및 승계구도에서 너무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총수일가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될 정도다.

한편, 삼성이 법을 우습게 아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법체계가 이를 제대로 제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현행 금산법 규정은 유예기간 중 법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한도를 초과하는 주식의 처분만을 명할 수 있을 뿐이고, 과징금 부과나 형사처벌 등 별도의 제재조치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공정거래법과 대비하면 금산법의 문제가 금방 드러난다. SK그룹은 2007년 지주회사 전환 후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22.71%가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 규정을 위반하게 됐는데, SK그룹은 SK증권 보유와 관련해 총 4년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은 바 있다. 하지만 SK는 2011년 7월2일자로 유예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법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했고, 공정위는 SK네트웍스에 대해 주식처분 명령과 함께 과징금 50억여원을 부과했다.

즉, 유예기간이 만료하는 경우 법 위반행위로 인정해 곧바로 제재조치를 취한 것이다. 금산법도 법 위반행위에 대해 이행명령 외에 과징금 부과와 같은 강력한 제재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삼성의 금산법 제24조 위반 문제는 왜 우리 사회에서 '삼성공화국' 논란이 끊임없이 재연되는지 그 이유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해야 하는데, 삼성은 스스로를 예외적 존재로 규정했고, 국회 및 정부와 사법부는 삼성에 끌려다니기만 했다.

2005년 금산법 제24조 위반 논란의 시작에서부터 마지막 수순에 이른 오늘날까지 이러한 악순환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이래서는 한국경제의 성장도 한국사회의 민주적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는 것이 곧 개원할 19대 국회의 책무이자, 올해 말 대선에 나설 정치인들의 과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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