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시민단체들이 지난달 2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국정보통신 등 13개 신용카드 거래를 대행해주는 밴(VAN)사와 대형가맹점 18곳을 상대로 검찰에 무더기로 수사를 요청했다.
유권자시민행동과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6개 시민단체는 롯데정보통신(롯데백화점·롯데마트), 이마트, 농협하나로마트 알뜰주유소, 보광훼미리마트, 현대오일뱅크, 파리크라상, S-OIL, 하이마트, 스타벅스 등 18곳이 수사 의뢰 대상이다. VAN사는 한국정보통신,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신용카드결제주식회사 등 13곳이다.
중소가맹점 단체 등 시민단체가 대형 가맹점과 VAN사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6월부터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대형 할인점 앞에서 전국적인 규탄 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오호석 유권자 시민행동 회장은 "대형 가맹점들이 수수료 인하를 위해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고 상생에 나서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이 없어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VAN 사업자와 대형 가맹점 간의 '뒷거래'를 문제로 삼았다. VAN사가 카드 거래를 대행해 주면서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대형 가맹점에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거래건수가 많은 대형 가맹점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리베이트를 주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불법행위가 사라지지 않으면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는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처럼 불투명한 수수료 결정 과정 때문에 지난 10년간 거래건수가 급증했는데도 VAN 수수료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연구 결과 VAN사가 대형 가맹점에 내는 리베이트만 없애도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0.16%포인트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카드 결제시 카드사는 건당 7~80원의 승인 비용을 결제사업자인 VAN사에 준다. VAN사는 대형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해 이 가운데 일부를 이들에게 지급해 왔다. 이들 시민단체는 이 돈이 사실상의 리베이트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박성원 한국신용카드VAN협회 사무국장은 "실제 가맹점 수수료에 반영된 비용은 0.1~0.2%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며 "VAN사의 수수료를 낮추면 가맹점 수수료가 떨어진다는 논리는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VAN사와 가맹점은 합법적인 거래라고 주장한다.
박 사무국장은 "대형가맹점에 주는 모든 수수료는 계약서상에 나와있는 내용이다. 뒷돈이 아니고 앞돈인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도 "리베이트가 아니라 시장경제의 수요와 공급에 따른 승인 수수료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VAN사들도 일부 대형가맹점이 과도한 비용을 요구할 때도 있다고 인정한다. VAN사 관계자는 "전광판, IPTV, 물수건 제조기, 커피 자판기 등 이런 비용을 요구하다"고 밝혔다.
대형 가맹점들의 각종 특혜 요구는 오랜 관행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를 원가 이하로 덤핑하거나 행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혜택 등은 관행이 됐다. 그 이유는 대형 가맹점과의 거래의 여부가 회사의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반 가맹점에 2.4% 수수료를 매기는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에는 1.6%만 받고 있는 것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상위 가맹점 0.06%가 전체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대형 가맹점의 요구를 거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업계는 정부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기로 해 이 피해가 카드사들에게 온다고 말한다. 전업카드사 한 관계자는 "지금도 백화점·할인점은 추가 할인, 쿠폰 증정, 포인트 적립, 무이자 할부 등 행사를 할 때 비용의 60~70%를 카드사에 부담시킨다"며 "수수료가 오르면 대형 가맹점이 카드사 부담 비율을 틀림없이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드업계는 정부 차원에서 대형 가맹점을 설득할 가이드라인이나 강제적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극단적인 경우 대형가맹점이 특정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카드사와 손을 잡는 방식으로 카드사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기업 계열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등 대형 가맹점들이 우월적 지원을 남용하지 않게끔 제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VAN사는 부가통신사업자다 보니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서 전기통신사업자법을 적용받아 실질적으로 금융 당국이 VAN 업계를 직접 관리·감독할 규정이 없어 업계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보우 단국대학교 교수는 "불공정거래로 인해 VAN 수수료 문제가 금융 쪽에 전가된다면 시정이 필요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의 직접적인 답이 될 수는 없다"며 "밴 수수료는 일종의 통신비에 가깝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정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방통위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의혹과 관련해 올초부터 밴사의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조사를 마친 공정위로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과 함께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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