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10대그룹 계열사간 수의계약 규모 133조… 삼성·현대차·SK 상위 싹쓸이

작년 내부거래 매출 87%가 수의계약… 삼성은 비율 무려 97% 달해

이호영 기자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국내 10대 그룹의 계열사 간 거래 중 수의계약을 통한 매출이 무려 13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집단 계열사 사이의 계약에서 수의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0%에 육박해 내부 거래의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시스템통합(SI), 광고, 물류, 서비스 등 경쟁입찰이 가능한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이 경쟁에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특히 재계 서열 1,2,3위인 삼성, 현대차, SK그룹이 수의계약 규모에서도 상위를 싹쓸이 했다. 지난 1월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은 비계열 독립기업에 입찰 기회를 확대하는 등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수의계약은 경쟁계약과 달리 매매·도급 등을 계약할 때 경매나 입찰 등을 거치지 않고 거래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로 이어져 총수와 총수 가족들의 이익추구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10대 그룹이 2011회계연도에 체결한 계열사 간 상품과 용역 거래 매출총액 152조7445억원 중 수의계약이 87.1%인 132조9793억원에 달했다. 또 계약건수는 전체 내부거래 4987건 중 85.3%(4천254건)가 수의계약으로 집계됐다.

계약 100개 중에 85개는 수의계약이고, 매출액으로도 전체 거래 매출액 100조원 가운데 87조원은 수의계약으로 인한 매출이라는 것이다.

특히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수의계약 규모와 비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간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 35조4340억원 중 수의계약에 의한 매출은 93.3%인 33조606억원이었다. 또 내부거래 계약 1114건 가운데 무려 96.9%에 달하는 1079건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내부거래 매출액 중 91.4%인 29조3706억원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계열사 간 거래 건수 1677건 중 수의계약 비중은 82.4%(1382건)를 기록했다.

SK그룹은 계열사 간 거래 매출의 90.0%인 30조5383억원 어치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으며, 거래건수로는 내부거래의 89.0%가 수의계약이었다.

재벌의 계열사 간 수의계약은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소속사의 거래방법 등을 제시하는 모범기준을 제정해 이달 1일부터 실행하는 한편, 대규모 내부거래 때 경쟁입찰·수의계약 여부 등 계약방식을 공시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재벌의 부당거래를 막으려면 더욱 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의계약은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로 이어져 총수와 총수 가족들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데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근본적으로는 횡령·배임 등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고 재벌의 세습경영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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