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일시위 80개 도시로 확산… 일본기업 가동·영업 중단 사태 속출
사태 장기화땐 피해 눈덩이… 중국 시장 공략 차질
일본 정부가 센카쿠 국유화를 공식 선언한 지난 11일 이후 엿새째로 접어든 중국내 반일 시위는 대사관 앞 항의 시위 차원을 벗어나 일본 기업과 음식점을 공격하는 과격 양상으로 발전, 공장과 영업장이 불타거나 파손되자 아예 가동과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7일 NHK방송과 교도통신 등은 15일 중국 내 57개 도시에서 8만여 명이 참가한 중일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반일 시위가 열린 데 이어 16일에도 80여개 도시에서 반일 시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이날 시위에도 전날 수준인 8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北京) 시내 양마차오루(亮馬橋路)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는 이날 오전 1만 명에 가까운 시위대가 몰려 정문 앞 대로 7차선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신성한 영토"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를 철회하라" "일제 상품 불매하자"라고 쓴 플래카드와 오성홍기를 들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부르며 행진했다.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청두(成都)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일본 기업이나 상점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고, 일본차를 부수는 등 점점 시위가 과격해지고 있다.
칭다오에서는 시위대가 파나소닉그룹의 전자부품 공장 등 10개 일본 기업 공장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생산라인을 파괴했다. 칭다오의 도요타자동차 판매 1호점이 큰 피해를 봤다.
파나소닉은 지난 15일 시위대의 방화 등으로 생산라인이 파괴된 칭다오와 쑤저우의 전자부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유통업체인 이온은 지난 15일 시위대의 습격으로 매장이 훼손된 산둥성 칭다오의 '쟈스코 이오지마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건물내 엘리베이터가 파괴됐고 창고와 매장에 있던 상품 24억엔(약 340억원)어치 가운데 절반이 약탈당하거나 파손됐다. 이 점포의 영업이 언제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이온은 다른 지역의 점포는 영업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업체 관계자는 "종업원과 고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추가 휴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기업인 세븐아이홀딩스도 쓰촨성 청두에 있는 '이토요카도' 5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했다.
백화점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16일 '청두 이세탄'을 휴업했다.
일본계 백화점인 '헤이와도' 역시 지난 15일 시위대의 습격으로 피해가 난 후난성의 3개 점포를 당분간 폐점하기로 했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는 시위대가 일본계 슈퍼마켓 '헤이와도(平和堂)'를 습격해 점포 1층과 2층의 유리창을 부수고 상품을 훼손했다.
일부 일본계 백화점과 슈퍼마켓은 시위대에 습격과 약탈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아예 간판을 내리기도 했다.
카메라 업체인 캐논은 광둥성과 장쑤성에 있는 3개 공장의 가동을 17일과 18일 이틀간 중단하기로 했다.
광둥에 진출한 한 일본 업체 사장은 "생산라인이 시위대의 습격으로 파괴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일본 기업들은 만주사변의 계기가 된 일본 관동군의 양민 대량 학살 사건인 류타오후(柳條湖) 사건 기념일인 18일에도 격렬한 반일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16일 중국에 일본인과 기업의 안전 확보를 요구했다.
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은 동일본대지진이 있었던 작년의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중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으나 센카쿠 갈등으로 반일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매출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에서 일본인의 신변 안전이 위협받자 구보타와 그라시에홀딩스는 직원의 중국 출장을 금지했고, 히타치제작소는 출장자와 주재원에게 안전에 최우선 신경을 쓰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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